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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3.03 전시 초대 2
  2. 2007.03.01 술이란 무엇일까? 주는 걸까? 받는 걸까? 4
  3. 2007.02.26 서울 시립 미술관, 르네 마그리트 전

전시 초대

그림들 2007. 3. 3. 11:23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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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tudio 라는 벌린게임, 캘리포니아에 있는 갤러리에서 3명의 아티스트들과 그룹전을 합니다. 
밑의 그림들이 전시에 들어가는 그림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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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sh and Kearny St, 53 1/2 x 87 1/2 inches, oil on linen,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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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ntgomery St, 87 1/2x 53 1/2 inches, oil on linen,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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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iday night bart 02. 48" x 72", oil on linen,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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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town afternoon (An afternoon at howard & fifth streeth), 57"x 55", oil on linen, 2005-07.

참고 웹사이트 http://thestudioburlingame.com/exhibitions.as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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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설명

혜원 신윤복(1758~?)

주막도



샌프란시스코에서 서울로 날아가는 시간은 12시간 정도가 걸린다. 서울에서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며 소요되는 비행 시간은 10시간 남짓이다.  기류를 역행해서 가는 것과 순행해서 가는 때문에 2시간의 차이가 생긴다.  광화문에서 며칠 전에 만났던 선배에겐 구절들 중에 단어가 맘에 차지 않았다.  어째서 서울로 날아가고 샌프란시스코로 돌아오냐?  서울로 돌아오는 것이고, 서울에서 미국 도시로 향하는 것이 날아가는 것이지.”

              가족들의 모습을 필두로 한국은 많이 바뀌어 있었다.  하나 늘어난 주름살로 따뜻하고 정겹게 웃어주시는 부모님들.  부쩍 키며 달라진 얼굴들로 나타난 조카들.  조카들 기르느라 뭉뚝해진 형제 자매들의 몸매며 모습이 사진 속의 모습과는 다르다.  30 넘게 곳에 자리하고 계시는 부모님들 거처의 풍경은 아파트들로 바뀌어져 있다. 

청계천부터 시작해서 모습이 많이 예쁘장하게 바뀐 서울.  서울 시장의 손길 때문이라는 말을 자주 들었다.  서울은 모습만 바뀐 것이 아니었다.  말도 바뀌었다.  가족들과 앉아 시청했던 뉴스에서 남자 앵커가 자연스럽게 중국에서 한국 기업들의 짝퉁 전화기들이 생산되고 있습니다.”한다.   병원에 잠깐 들렀을 때는 탈의실이 갱의실로 바뀐 것에 슬쩍 아연해했다.  날씨도 했다.  삼한사온이라는 전형적이었던 차가운 겨울의 모습은, 해가 비치는 며칠과 없는 재색 하늘의 며칠로 나뉘어져 따뜻했다.  잠깐씩 들렸던 부산과 대구의 공기에 비해 서울의 공기는 많이 탁해져 있었다.  하지만 북경에서 살고 있다는 화가 부부에 따르면 서울의 공기는 좋은 편이란다.  북경의 공기를 호흡하다가 서울에 오면 감사할 따름이란다. 

외국계 보험회사들의 간판이 길거리 여기저기에 많이 붙어있고, 간판이 가득 인사동 거리는 예술의 거리로 보여지지 않았다.  오히려 명동과 흡사한 모습이었다.  인산인해는 인사동뿐이 아니었다.  종로, 명동, 강남역, 강남 고속버스터미널, 서울역, 부산역, 대구역은 한국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는 지를 증명해 보이고 있었다.   걸음 옮길 때마다 다른 사람들과 부닥치지 않도록 조심했다.  압구정동은 어지간하게 옷을 차려 입지 않고 가면 눈초리를 받는 다는 친구의 이야기에 볼만 하겠다 싶었지만 시간이 안되 가보았다. 

저잣거리에 늘어선 선술집들의 소주도 변했다.  알코올 도수 이십 오도는 호랑이 담배 피울 이야기고 이십 도도 옛날 이야기다. 이젠 이십 도를 넘지 않는 소주가 주류란다.  그래선지 아니면 다른 이유에서 인지, 소주 병마시던 친구가 이젠 병을 마셔야 한단다.  그런 그들과 이틀 만나고 마시고 하루는 술병이 나서 골골거리며 쉬고 나가서 잔을 기울이며 시간을 보냈다.  미국 생활에 익숙해지면서 멀어졌던 .  포도주 잔이나, 맥주 , 또는 소주 병이면 주량이 차서 서울에서 어떻게 친구들과 어울리나 했던 것은 피식 웃음이 나는 기우였다.  동네 친구들을 만나면 동네 친구들과의 기억과 습관이 되살아났고, 학교 친구들을 만나면 학교 친구들과의 기억과 습관이 되살아났다.  사회 친구들도 그랬다.  머리로는 잊혀져 있던 것들이 몸에 남아있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이렇게 행동하는 습을 처음 대면하는 처가 참 신기한 사람이란 듯이 나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나는 술 한잔도 잘 못하는 처가  신기하다.



200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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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ck Magic, 1927
Oil on canvas
80 x 60cm



여인의 나체를 하늘로 변화시키는 것은 마술의 행위이다. 르네 마그리트(René Magritte).


2007년의 새해를 서울에서 맞았다.  2006년 말 칼날 같이 찬 바람을 맞으며 문을 열고 나선 인천국제 공항에서부터 시작된 여행. 3년 만에 다시 밟은 한국땅이다. 30년을 살아왔던 곳으로 돌아온 셈이지만, 긴 공백기가 빚어내는 문화충격은 작지 않다.  먼저 딸아이가 달라 보인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두 살이던 아이는 서울에서 네 살이다.  아빠, 엄마, 우유, , , 주세요, 등 간단한 단어들을 말하는 아이가 자랑스럽던 처지는 물 건너갔다. 서울에서 아이는 단어 몇 개밖에 모르는 네 살짜리가 되었다.  콘텍스트를 벗어난 단어가 새로운 콘텍스트 안에서 얼마나 낯설고 새롭게 이질적인지가 아이를 통해 느껴진다. 다행히 아이는 능동적이다.  새로운 도시에 빠르게 반응한다, 마치 한 단어가 다른 콘텍스트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며 자리를 잡아가는 지를 보여주는 듯.  쉽게 만들지 못하던 한국말 문장을 며칠 만에 이야기하며 할아버지 할머니와 친해져 간다.

오래된 부모님의 집 창틀 구석에 낀 닦기 힘든 묵은 먼지처럼 낡고 오래된 서울의 이 구석 저 구석이 반가울 정도로 서울은 다른 모습이다.  서울이라는 창 안의 풍경은 새로운 번호를 달고 차선 중앙을 달리는 버스 시스템, 시청 앞의 스케이트 장, 고가도로가 사라진 청계천의 휘황한 밤거리, 섬에서 벗어나 남산으로 이어지는 숭례문, 강남 역 일대의 한껏 높아진 스카이 라인으로 가득하다.  발끝은 옛 것들, 변한 것들, 변해가는 것들 사이에서 서성거리며 괜찮은 생소함에 가득 젖어 든다.  새로운 서울을 익히는 느낌이 그리 나쁘지만은 않다.  오히려 고목의 새싹을 발견한 듯 신선하다.  이러 저리 새싹들 사이를 돌아다니다 서울 시립미술관에서 전시되고 있는 르네 마그리트 전() 포스터를 발견했다.

전시장은 르네 마그리트에게 선택되어 독단적으로 둥둥 떠 들어나는 형상, 멀찌감치 서서 뒤를 지키는 배경의 형상, 그리고 형상들이 맺는 관계에서 생겨나는 느낌과 얽혀지는 사고를 명확히 보여주는 그림들과 사진들로 가득하다.  그림에서 보이는 연금술사적인 형상의 선택과, 병렬 혹은 직렬적인 조합들은 보는 이에게 극명한 생소함을, 오래 전에 잃어버렸던 혹은 기억 뒤편의 순수함을 건조하게 늘어놓는다.  그림을 감아 도는 긴장감은 조르지오 데 키리코(Giorgio de Chirico)와 초현실주의의 영향이다.  몇 몇 그림에서는 알파벳의 단어가 나타나, 언어와 사물의 형상 사이에 틈을 역설한다.  영국인 미술 평론가 존 버거(John Berger)의 책 보는 방법(Ways of Seeing)의 표지로 사용된 파이프 그림은 중절모와 더불어 강렬하게 관람객의 기억에 각인된다.

전시에서 돌아와 마그리트의 그림과 바뀐 서울의 모습이 뒤섞여있는 머리 속에 부모님들께서 한 말씀씩 더해주신다.  수염이 그게 뭐냐? 이제 깨끗하게 밀어라.  못 본 사이에 얼굴도 까매지고, 꾀죄죄해졌네. 수염이라도 깎으면 좀 낳겠다.  서울이라는 배경 그림 위로 걸어 다니는 나의 얼굴 색과 수염은 부모님들 눈에 심하게 거슬렸던 것이다. 축구를 해서 볕에 그을려서 건강해진 거구요, 수염은 멋으로 기르는 거예요. 그러면서 슬쩍 자리를 뜬다. 그리고 나의 패션을 알아주는 사람이 어딘가 있는 척하면서 며칠을 버티련다. 그러고 보니 어쩌면 바뀐 것은 나인지도 모르겠다.

참고 웹사이트 http://www.renemagritte.co.kr, 한국어 버전에는 마그리트에 대한 글이 재미나고, 영어 버전에는 그림들이 있다.


2007년 1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