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 풍경

카테고리 없음 2007. 6. 12. 01:56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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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라우스 산(Grouse mountain)위에서 보이는 풍경들.  맑은 날씨의 산행.  괜찮았다.  함께 간 친구들과 도시락을 까먹으려 자리를 잡고 앉다가, 엉덩이가 시려워서(반팔에 반바지, 운동화신고 있었음) 배낭을 깔고 앉았는데 카메라가 생각지 못하던 곳으로 놓여져 몸무게에 눌려버렸다.  퓨 파인더가 깨졌고, 그 밖에 상황은 괜찮은 것 같다.  친구한테 선물 받아서 아직 일년도 못 썼는데 아쉽다.  이걸(canon powershot s70) 고치는 게 낳을 지 새 카메라를 사야 할지 고민 중이다.(답을 아시는 분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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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슬러(Whistler, http://www.whistler.ca/)에서 밴쿠버로 돌아오는 길의 풍경.  북 밴쿠버 숙소에서 110km정도 북쪽으로 올라가면 휘슬러가 나온다.  2010년 동계 올림픽이 밴쿠버에서 열리는 데 휘슬러가 큰 몫을 했단다.  사진은 운전석의 친구가 sony cybershot( 몇 년전에 나-캐논 외판원 아님-도 이 모델을 가지고 돌아다녔었지만 지금 보니 색이 캐논보다 칙칙하다. )으로 찍었다.  달리는 차에서 이런 구도를 잡아내다니 멋진 친구다.

6월 7일 2007년. 비가 줄줄 내리다, 오후 12시가 좀 되기 전부터 시들해진다.  계획 이를 실행하기전에 틈을 타고 내서 달리기를 시작한다.  오늘도 린 밸리, 전번보다 좀 멀리 들어가본다.  이 시간이 지나면 더 깊숙히 들어갈 기회를 찾기가 힘들을 것 같다.  린 헤드워터스 트레일(lynn headwaters trail http://www.gvrd.bc.ca/parks/maps/LynnHeadmap.pdf)을 달리다 든 생각인데 밴쿠버가 괜찮은 이유 중 하나가 서울 서대문 집 동네와 비슷해서 이다.  서대문 집 뒤에도 금화산 자락이 누워 시간 날 때마다 산 등을 따라 달리기를 했었다.  샌프란시스코에는 달리기를 할 산이 없어서 적적하다고 생각은 못했는데 지금 산을 만나고 나니 적적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린 루프 트레일(lynn roop trail)을 따라 들어가면 여기 저기에 쓰러져 있는 벌채 흔적이 보인다.  한 팻말에 쓰인 말이 다음과 비슷했다.  여전에 벌채소가 있었는 데 폐쇄되었다.  벌채 산업의 흔적들을 건드리지 말고 그대로 놓아둬라. 역사적인 자료다....등 린 루프 트레일을 지나다 세 사람 정도를 앞질렀다.  "하이." "헬로우." "하이." "하이." "헬로우.""하이." 

혼자서 숲이 우거진 산을 달리는 기분은 괜찮다.  길이 점점 좁아진다.  땅위에 얽혀진 나무 뿌리들은 미끄럽다.  비 온 후 여기저기 고인 물덩어리들을 피하기도 하고 밟고 지나고, 어떤 땅은 지표 밑에 나무들의 뿌리가 얽혀져서 발을 디딜 때마다 부드러운 바운싱이 느껴진다.  그게 달리기를 도와준다.

린 루프 트레일 끝에서 그만 돌아갈 까 하다가 다시 한 번 '지금이 아니면 어쩌고 저쩌고' 하면서 더 들어간다.  이제부터 삼나무 공장 트레일(cedar mill trail)이다.  길이 다르다. 험하다. 좁다. 주먹에서 어른 머리만한 크기의 자갈들이 깔려진 길들은 발목에 부담을 준다.  여기저기 나무 다리들이 놓여져 있다.  길을 잃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왼쪽에서 들리는 린 개울(lynn creek) 소리가 든든하다.  돌아가고 싶으면 뒤돌아서 물소리를 오른쪽으로 두고 내려가면 된다.  여기저기서 새소리가 난다.  괜찮다.  근데 물론 모르는 소리들이지.
 침엽수들만 있을 줄 알았는데 어른 허벅지만한 잎들이 땅에 깔린 곳도 몇 군데 있다. 길이 개울 옆으로 바짝 붙어잇는 곳도 있어서 달리기에 재미를 더한다. 꼬불꼬불 좁았다 조금 넓어졌다하는 길을 달리다 어느 순간 탁 트인 공간에 서게 된다.  바닥이 울퉁불퉁 자갈들로 덮혀있다.  둥그런 자갈밭이다.  자갈밭 끝에 팻말을 보니 여기까지가 삼나무 공장 트레일이다.  그리고 자갈밭은 헬기가 앉기 위해 마련되었다.  헬기는 조난자들을 위한 것이다.  사려가 괜찮네.  여기까지에서 돌아가야 할 듯 하다.  그런데 조금만 더 가고 싶다는 생각도 한편에 있다.  그래서 조금만 더 가본다.  이제부터 상류 트레일(headwaters trail)이다.

다시 한 번 길이 변한다.  나무들이 더 가깝게 다가오고 경사가 심해진다.  힘드네.  그래도 조금만 더 가보자.  으싸으싸 하면서 조금 더 들어간다.  갑자기 칼날같은 정적이 귀를 후빈다.  헉.  어디에 곰이나 살쾡이가 숨어있는 건 아니겠지.  조금만 있으면 뭔 소리가 나겠지.  조금 더 가본다.  아무소리도 안난다.  흠.  얼음짱같은 정적이다.  이제 돌아가야 겠다.  겁난다.

돌아가는 길은 대부분 나아가는 길 보다 쉽고 빠리지나 간다.  신나게 달린다.  내리막이 힘을 보태준다.  숙소에 돌아와서 시계를 보니 두 시간이 지나있다.

쉬다가 다시 심심해져서 스탠리 공원(stanley park)으로 차를 몰아간다, 공원이 세계적인 이라는 이야기가 긴가 민가해서 이기도 하고.  라이온스 게이트 다리를 지나자 마자 나오는 갈림길에서 우회전해서 공원으로 들어간다.  조금 달리니 사람들이 삼삼 오오 늘어지고 떨어져서 바다과 그 건너편 서(西) 그리고 북(北) 밴쿠버의 풍경을 즐기고 있다.  이쁘다.  바다 건너편에 집들이 삼삼하다.  밴쿠버의 집들은 좀 그렇다.  그런데 저쪽 집들은 괜찮네.

밴쿠버의 집들이 좀 더 이쁠 수 있었을 텐데하는 생각이 든 건 한 이 삼일 전이었던 것 같다.  백 중 구십 팔은 목재로 지어져있다.  물론 뱅쿠버가 벌목산업이 강세라는 걸 이해한다면 어느 정도 누구러질 수 있는 불평이다.  그래도 아쉬움이 맴돈다.  하루 이틀 보는 것도 아니고 평생보는 풍경인데 손톱만끔만 더 신경을 써서 디자인했다면 괜찮았을 것 같다.  그 손톱만큼의 노력이 이 판자 저판자의 색과 이 창 저창의 모양차이라면 할 말은 없지.  근데 그 노력이 모두 사각형을 이 변 저 변을 조금 달리하고 이 각도 저 각도를 조금 누이고 일으켜세운 것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누구는 이 사람들이 자연을 훼손하는 것보다 건축에 신경을 덜 쓰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고속도로 근처의 방음벽이 나무판으로 되어있다는 게 누구의 좋은 예다.  고속도로의 나무 방음벽은 괜찮다는 데 동의한다.  나무가 시멘트보다 오래간다는 사실도 기특하다고 생각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뭔가 더 괜찮을 수 있다는 생각이 머리 뒷덜미를 계속 잡아당긴다. 헤헤헤.

스탠리 공원은 자전거 천국이다.  여기저기로 조금 나가면 바다를 볼 수 있고, 주목나무들도 서있다.  무료주차할 곳이 없어서 잠깐 차를 세우고 빙그르 돌아본 것을 빼고는 차밖으로 나가기가 귀찮았다.  귀차니즘으로 인한 주마간산.  

굶주리기 전에 리치몬드로 향하련다.  그곳에 맛난 피쉬 앤 칩스(fish and chips)가 있다.  공원을 나와 조지아가에 올라 다운타운을 지난다.  다운타운의 규모는 샌프란시스코보다 휠씬 크다.  엘에이랑 비슷하다고 생각이 안드는 이유는 건물의 키가 작아서이고 비슷한 이유로 시카고하고도 다르다.  흑인들과 멕시코인들이 안 보이는 것도 다르다.  아시안들과 백인들이 참 많다.  운전들도 착하게 한다.  길거리에 홈레스들도 없다.  간판들이 많고 그래서 인지 아기자기하고 바빠 보인다.  다운타운에서 밴쿠버로 들어가는 다리를 타기 위해서 조지아가에서 우회전을 하는 코너에 뮤지엄이 서있다.  곧 "모네에서 달리"라는 전시를 시작한다.  보고 휴가를 마칠 수 있으면 괜찮겠다.

밴쿠버는 날씨가 북 밴쿠버보다 밝다.  다운타운이 계속 이어지는 느낌이 든 까닭은 줄지어선 간판들 대문이고, 다운타운이 아니라는 인상은 고층건물이 없어서이다. 70가까지 내리달려서 공항근처까지 다가간 후 넘버 2 길 위로 리치몬드를 달린다.  이대로 가다 스티븐슨길을 지나면 목적지다.  길 앞이나 옆을 바라봐도 별 생각이 안나는게 배가 고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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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wntown 02, one saturday in may 2007



그제 오후에 슬쩍 비치던 빗발이, 어제(2007년 6월 6일, 한국은 현충일, 이곳 밴쿠버는 평일), 오늘 계속해서 줄기차다.  흠, 인구 2백만의 밴쿠버(http://vancouver.ca/)도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시간대에 속하니까 따져보면 비나 눈은 우기(가을부터 겨울)에 만나야 한다.  그러니까 여름에 만나는 비는 별로 반갑지 않다는 거지.  하루 정도, 혹은 부슬거리는 비는 맡으면서 달리기를 해도 괜찮은 데 어제부터 내리는 비는 강도가 좀 세다. 그래도 어제 오후에는 그냥 실내에서 어정쩡거리기가 그래서 약수터에 가서 물도 떠오고, 그라우즈 산에 올라갔다가 다운타운까지 다녀왔다. 

약수터는 머무는 곳에서 달리기하기에 딱 좋은 곳에 위치하고 있다.  빈 물통 두 개를 들고 그곳까지 설설 달려가는 건 뭐할만한데 물이 꽉찬 그것들을 들고 돌아오는 길이 엄두가 안난다.  엄살을 부릴 수 있는 것이 머무는 곳이 산동네라서 맨 몸으로 달려 올라올 때도 '이만 걸어갈까?'하는 생각이 난다.  그래서 차로 가서 물을 떠 왔다.  편했다.  

약수터는 뎀지 길(Demsey road) 입구에서 린 밸리 길(Lynn Valley Road)로 좌회전을 해서 조금만 들어가면 있다.  약수터를 기점으로 차길과 등산길이 나뉘어진다.  등산길은 그리 험하지 않지만, 산행을 시작하기 전에 개인정보를 기록하는 종이와 곰 사진을 동반한 글을 읽고나면 약간 그래진다.  개인정보를 종이에 남기는 이유는 조난을 당할 때를 대비해서다.  종이에 기록을 남기고 조난당한 후 헬기로 구조된다면 비용을 지불안해도 되고, 그 반대면 구조 비용을 청구당한다.  곰 사진은 불곰(Grizzly bear)였다.  누가 "산에서 불곰을 만나면 알아서 처분해 주십쇼"해야 한단다.  


약수는 두 군데에서 뜰 수 있는 데 한 곳은 자연이 만든 옹달샘이고, 다른 곳은 수도꼭지가 붙어있다.  옹달샘 물은 상대적으로 따뜻하고 담담하고 무기질 맛이 나고 수도꼭지 물은 달고 시원하다.  이곳에 사는 친구가 어떤 물이 낳으냐고 물어오길래 개인적으로 수도꼭지 물이 더 맛있다고 대답해주었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야 너는 물 맛도 구별하냐?  그림을 그리니까 감이 좋구나" 한다.  물 맛하고 그림하고 연결시키는 사람은 처음 만났다.

그라우즈 산(Grouse Mountain, http://www.grousemountain.com)은 밴쿠버의 정상이라는 세칭이 붙는다.  높이는 ...흠 딱히 기억이 안난다.  지도에서 읽은 숫자는 1300미터 위 아래 정도였다.  가파른 산정상까지 케이블 카 스카이라이드(The Skyride)를 타고 올라갔다.  케이블카가 달리는 거리가 1.6 km다.  탈 수 있는 사람수가 100+1명이다.  미송(douglas fir)나무로 빽빽히 덮혀진 덩치 큰 산이 구비 구비 누워 눈길 가는 곳까지 주욱 늘어져있는 모습, 멀리 밴쿠버의 도시풍경, 들락 날락 거리는 태평양 바다, 바다 위의 짐배들, 요트들, 저 멀리 경비행기 한대.  괜찮다.

산위에는 스키장, 고아 불곰 두마리, 럼버 잭쇼(lumber jack show, 벌목공들의 생활을 재미나게 엮은 쇼), 오 미터는 족히 넘을 열개도 넘는 나무 조각들(벌목공, 사슴, 곰, 인디안, 등 등), 그리고 이 미터 가깝게 쌓인 눈밭이 펼쳐져있다.  날씨 좋았던 지난 주 금요일에 왔을 때와 달리 구름에 가려져 시야가 답답했다.  불곰 두마리도 어디로 숨었고, 럼버 잭 둘이서 커다랗게 웃으면서 열심히 톱질도 하고, 고인 물덩이 위 통나무 위에 올라가서 서로 상대방을 물에 빠뜨릴려고 두 발을 열심히 놀린다.  가끔 신나게 웃는 사람들이 관중들 중에 몇 몇 있다. 

추위에 쫓겨서 산을 내려와 심심풀이로 다운타운으로 드라이브를 하기로 했다.  북 밴쿠버에서 다운타운으로 들어가려면 1번 하이웨이(Trans Canada Hwy)를 타고 서쪽으로 조금 가다가 99번 도로로 갈아타 라이온스 게이트 다리(Lions Gate Bridge)를 지나 스탠리 공원(Stanley park)을 가로질러 가야 한다.  죠지아 가(Georgia Street)를 타고 다운타운을 구경하다가 그 끝자락에서 차를 돌려 숙소로 돌아왔다.  오면서 디브디 4개(팬의 라비린스, 조디악, 골, 뮤직 앤 리릭)를 빌렸다.  

오늘의 계획 일은 비가 개여서 스탠리 공원에 놀러가기.  계획 이는 디브디.
오늘, 역시나 비가 온다.  계획 이를 따라  집에서 할 수 있는 일 디브디 보기, 그리고 위에 사진보면서 스케치.  그림을 몇 일 안그렸다고 손이 근질근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