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엄에서 스케치하기

그림들/sf 중앙일보 2008. 11. 10. 15:11 posted by 긴정한

Virgin of the Rocks, Leonardo Da Vinci, oil on panel, 189.5x120 cm, National Gallery, London.


선선한 바람과 청명한 가을 햇볕이 상쾌했던 11 , 시간강사로 나가고 있는 대학의 학생들과 함께 야외 수업을 리젼 오브 어너(Legion of Honor) 갔다:      리젼 오브 어너는 야외 수업을 오는 학생들과 선생에게 공짜로 표를 발행해준다.  교실을 벗어나 야외에서 만난 학생들의 얼굴은 교실에서 보던 것과 달랐다.  밝았다.  신선한 공기와 햇볕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근사하다.  그러나 리젼 오브 어너에 들어가, 상설 전시관들 중에서 로딩(Rodin) 갤러리를 찾고, 로딩의 조각품들 누드인 것들 3개를 골라서 스케치를 하라는 선생의 말은 그리 반가운 것이 아니었다는 , 학생들의 입이 주욱 앞으로 나온다.  그들은 여러 사람들이 오고 가는 전시장에 서서, 혹은 앉아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생소하고,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이 조금 민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하다.

              지금 리젼 오브 어너의 특별 전시관에서는 베를린 주립 미술관 (The State Museums of Berlin)에서 미술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2009 1 18까지 열리는 전시는 베를린 주립 미술관에 가장 중요한 후원자인 제임스 사이몬(James Simon) 사진을 있는 방에서부터 시작된다.  리젼 오브 어너에 자주 가본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듯이 특별 전시관은 그렇게 크지 않다.  하지만 전시는 작은 공간 안에 전세계의 다양한 전통 미술품들을 나열해 놓고 있다: 이집트 조각들, 아시아의 불상들, 일본의 목판화들, 유럽의 공예품과 페인팅들 .  현대 미술품보다 전통적인 미술품들을 좋아하시는 분들께는 알찬 전시이다.  그리고 그런 분을 배로 즐겁게 만들 일이 다가오고 있다.  앞서 언급한 전시와 더불어 11 15일부터 2009 1 4까지 열리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튜린의 왕립 도서관 드로잉들(Leonardo da Vinci: Drawings from the Biblioteca Reale in Turin) 전시가 그것이다 . 

              벌밍햄 뮤지엄(The Birminham Museum of Art) 의해 조직되고 전시된 샌프란시스코로 오는 전시는 다빈치의 드로잉들 가장 중요한 것들이 선보인다.  그것들은 처음으로 이탈리아를 벗어나 해외로 빌려진 것들이다.  그것들 유명한 개의 드로잉들의 예를 들자면, 해부학 공부들, 비행 기계 설계도, 그리고 영국 런던에 있는 페인팅 바위들 앞의 성모(Virgin of the Rocks) 오른쪽에 앉아있는 천사의 얼굴을 공부하기 위해 그린 드로잉이 그것들이다.  르네상스 마스터들의 페인팅 시장을 형성하는 지대한 영향을 미친 미국의 예술사가 버날드 베렌슨(1865-1959) 천사의 얼굴 드로잉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로잉(the most beautiful drawing in the world)이라고 찬탄했다.

              약속된 시간이 되자, 모이기로 장소로, 작은 스케치북을 학생들이 띠엄 띠엄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모인 학생들의 로딩의 조각 스케치를 둘러보며, 어떤 경험을 했는지 물어본다.  학생들의 반응은 처음 선생의 지시를 들을 때와 조금 다르다.  주욱 나오는 입들은 보인다.  반면에 대다수가 미소를 띄우며 뮤지엄에서 스케치를 해본 적이 처음이라고 이야기한다.  누구는 이렇게 그림을 그렸고, 누구는 로딩의 조각이 전혀 다르게 보였다고 이야기한다.   

 
2008/11/9

 

2007/7/8리젼 오브 어너(Legion of Honor) 다녀 왔다렘브란트에서 티바우드까지; 종이 위의 작품들 십년의 콜렉팅(Rembrandt to Thiebaud: A Decade of Collecting Works on Paper) 전시가 벌어지고 있다;2007 6 23 부터 10 7일까지.
                 
주최 측이 자랑스럽게 내놓는 전시 작가 명단은 작품의 성격에 따라 크게 부류로 나누어져 있다드로잉;미켈란젤로(Michelangelo Buonarroti), 안토니오 워터루(Anthonie Waterloo), 지아코모 발라(Giacomo Balla), 에드워드 호퍼(Edward Hopper), 한스 알프(Hans Arp), 앤디 와홀(Andy Warhol), 웨인 티바우드(Wayne Thiebaud).  판화;프레데리코 바로씨(Federico Barocci), 조지 스텁스(George Stubbs), 콘스탄블(John Constable), 고갱(Paul Gauguin), 조르지오 모란디(Giorgio Morandi), 파블로 피카소(Pablo Picasso), 게하르트 리히터(Gerhard Richter)  사진; 찰튼 와킨스(Carleton Watkins), 루이스 캐롤(Lewis Carroll), 이모겐 커닝햄(Imogen Cunningham), 다이앤 알버스(Diane Arbus).  담백한 흑백 그림과 판화들, 사진들 속에 하나, 간간히 보이는 컬러 작품들은 파스텔, 수채화, 사진들이다.  

                  
작가들의 이름에서 짐작되듯 전시는 15세기부터 21세기, 그리고 유럽, 일본, 미국의 작품들을 망라한다.   다른 말로 하면 고전(classic), 인상주의(impressionism), 표현주의(expressionism), 모던 아트(modern art), 컨템플러리(contemporary) 더불어 초기 사진부터 현대 사진들, 그리고 19세기 일본의 나무 판화들이 빼곡하다. 

                 
미켈란젤로의 작품은 그가 원하는 대리석의 크기를 간략하게 그려놓은 작은 종이다.  작은 종이가 사람 크기 보다 크게 깎여지는 그의 조각들의 시작이다.  렘브란트의 바다 조개는 당시 사람들의 취미의 단면을 보여준다.  그가 파산했을 그의 스튜디오에서 많은 바다 조개들이 쏟아져 나왔다. 다빈치가 잉크로 그린 여자의 얼굴도 조그마한 종이에 담긴다. 

                  
손쉽게 닳고 찢어지는 종이의 수명은 상상 밖으로 길다.  앞에 거론된 스타들과 동시대를 살아간 작가들의 판화들의 상태는 싱싱하다.  그들의 이름들은 생소하지만 작품의 질은 스타들에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  이로 미루어 보면 유명세는 대대적으로 행운과 연결되는 분명하다.  그러니 유명하지 않다고 스타들보다 뒤쳐지는 것을 아쉬워할 일은 별로(?) 없는 셈이다. 

                 
19
세기 유럽 화가들에게 커다란 영향을 일본의 우키요에(ukiyoe)들도 구석에서 시선을 끈다;Utagawa Kunisada(1786-1864, A Mother Nursing Her Child under Mosquito Net, from The series Edo Jiman(The Pride of Edo)), Utagawa Kuniyosh(1797-1861, Onoe Kikugoro II as the Cat-Witch of Okaba, Ichimura Uzaemou XII as Inaba No Suke, and Mimasu Gennosuke as Shrasuka Juemon, from the play Go jusan Tsugi, 1835 Color wood cut). 

사용자 삽입 이미지

Woodblock print portrait of Utagawa Kunisada, at the age of 80 years, dated January 1865. This memorial portrait was designed by his principal student, Kunisada II, and is one of the few known images of Kunisada, being from the pre-photographic era in Japan. *



윤복, 홍도 대표되는 한국의 풍속화들이 함께 있었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잠깐 든다.  한일전 축구, 배구, 야구를 보면서 흥분하며 자라온 영향인가.

                  

사용자 삽입 이미지

혜원 신윤복(1758-?(영조34-?)), 기다림, 한지에 담채 *



사물(대다수의 경우 사람) 모습을 대부분 실내에서 기록하고 연구하는 것에 초점이 맞추어지는 고전 미술을 지나치면, 작가들의 눈이 실외로 향해지기 시작한다.  날씨, 풍경, 여러 가지 직업의 사람들 이곳 저곳의 원주민들 그림에 담기는 주제들이 다양해진다; 사창가에서 인생을 보낸 프랑스 화가 툴루즈 로트렉(Toulouse-Lautrec) 자신의 그림을 가리키는 누드의 여성과 함께 서있는 사진의 익살, 새하얀 꽃들이 담긴 화병은 낭만을 넘어 병적인 아름다움을 과시한다. 

                  
19
세기 유럽을 지난 하니 당대의 미국인 윈슬로 호머(Winslow Homer) 바다가 격동한다.  호머처럼 일러스트레이터(illustrator) 되려던 에드워드 하퍼(Edward Hopper) 그림이 20세기 미국의 도시 풍경을 애잔하고 담담하게 적막하다.  건너편 방벽에 가난, 배고픔, 전쟁을 진하게 담아내는 독일인 케테 콜비츠(Käthe Schmidt Kollwitz) 드로잉과 판화가 압도적으로 공허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Käthe Kollwitz. (German, 1867-1945). Selbstbildnis mit der Hand an der Stirn (Self-portrait with Hand on Forehead). (1910). Etching and drypoint, plate 6 1/16 x 5 1/2" (15.4 x 14 cm) © 2007 Artists Rights Society (ARS), New York / VG Bild-Kunst, Bonn *



프랑스인 이브스 클라인(Yves Klein) 공간으로 자신을 던지는 공간의 화가(Sing Day Newspaper, November 27th 1960, incorporating photography captioned The Painter of Space Hurls Himself into The Void) 여기서 드디어 대면한다.  그가 제작한 가판대에 꽂은 부의 하루 신문에 게재된 그림은 오래 전부터 보고 싶었던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Le Saut dans le Vide (Leap into the Void 혹은 The Painter of Space Hurls Himself into The Void)



클라인에
앞서 뉴욕의 추상 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 이끈 쿠닝 (Willem de Kooning) 그림들 점도 맛깔스럽다.  1950년대 주류이던 동부의 추상 표현주의에서 벗어나, 베이 지역 인체운동(Bay area figure movement) 주도한 화가들인 디벤콘(Richard Diebenkorn), (David Park) 그림들도 반갑다.  그들을 이어 베이 지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베히틀(Robert Bechtle) 티바우드(Wayne Tiebaud) 그림 점씩도 괜찮다. 

                  
전시장을 나온 곰곰이 되씹어보니 아쉬운 점은 러시아와 소련 연방 작가들의 드로잉이 없었다는 점이다.  아마도 간혹 대해오던 그쪽의 몇몇 작가들 작품을 직접 보고 싶다는 갈증 때문인 하다.


 
*는 전시와 상관없는 그림이지만, 읽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까해서 올린 그림이다.

'그림들' 카테고리의 다른 글

Power houses in New York  (0) 2007.07.15
Introduction to the Visual Arts  (0) 2007.07.09
경찰 2  (2) 2007.06.22
2주간의 휴가; 마지막 02  (0) 2007.06.21
고생 끝 눈의 향연  (2) 2007.0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