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입니다.

공지사항2007. 6. 20. 12:04
생각지도 못하고 있던 방문자 숫자의 변화에 화들짝 놀라서 '왜 일까?'하고 한 오분 보내다, '모르겠다'하고는 그냥 '하던데로 하지'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어쨋거나 이곳을 찾아주시는 분들 고맙습니다.  심심풀이로 혹은 일상을 두서없이 정리하는 글과 그림으로 먹고 사는 입장을 반영하는 이곳 저곳, 이 사이트 저 사이트를 돌아나니며 보고 느낀 것들을 적어놓습니다. 

처음에 블로그를 만들 때 나름대로의 계획은 '예술 해부학을 조금 써내려가야 겠다' 였는데 한 두번 하다가 여러가지 벽에 부닥치게 되더군요. 예를 들면 용어, 이 곳 샌프란시스코에서는 라틴어로 해부학 용어들을 지칭하는 데 서울에서는 한문이 기준입니다.  아울러 '예술 해부학'이라는 제목에서 느껴지는 것처럼 딱딱함이 글을 쓸때도 재미를 반감합니다.  그래도 하기로 했으니까 해야는 될 텐데....헐

그 다음으로 계획했던 것이 굉장히 오래 전부터 생각하던 '웃음나라'라는 이야기를 만화로 그려서 올리는 것입니다.  초등학교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전, 국민학교에 다니면서 글을 배우며, 비싼 돈 들여서 공부하라는 배려로 배달되던 일일공부를 그 하단부의 만화 '요괴인간 뱀, 베라, 베로.', '황금박귀'와 만나게 되는 계기로 삼았습니다.  만화에 대한 갈증은 하루에 여더 일곱깐 보기로는 채워지지 않았고, 급기야는 만화가게에 출입하게 되더군요.  상황은 더욱 악화되어 끝내는 어머니와 쫓고 쫓기는 관계가 되고 맙니다.  이 가게가서 들키면 새로운 가게를 개척하고, 어떻게 아셨는 지 쫓아오시면 더 멀리 개척해나가고... 초등학교 졸업하기도 전에 한 만화가게 아줌마의 상업정신에 힘입어 무협지를 만나고... 그렇게 수 십년이 지난 지금도 만화에 대한 갈증은 마르지를 안는군요. 

육년 전에 샌프란시스코에 와서 헐리우드 비디오라는 비디오와 디브디를 빌려주는 가게에서 일본 애니메이션이 한 섹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고 얼마나 가슴이 벅차던지.... 하옇든 그렇게 질긴 우리의 인연은 아직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뭐 그러니까 '웃음나라'를 그려야 겠다고 스스로 다짐을 한 번 더 합니다.

어제 밤에는 왠지 새로운 모습을 해야겠다는 사명감에불타 발코니에 나가 옆집 농구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 올려 보았습니다.  영 쑥스럽지만 그냥 '뭐 그렇지 '하면서 익숙해 지렵니다.  요즈음 샌프란시스코는 해가 늘어지게 깁니다.  상쾌한 아침 기분을 만끽하려고 일찍 일어나려 노력을 하고 있고, 새로운 그림을 그리려는 계획이 머리 속 들어 찼고 6월 21일 목요일에 시작될 여름 학기는 기다려지지 않네요. 

찾아주셔서 고마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