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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그림들/sf 중앙일보 2007. 4. 30. 23:21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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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욱진


간간히 짬을 내서 세네 달에 번씩은 돌아가며 들러야 하는 아시안 아트 뮤지엄(Asian Art Museum, http://www.asianart.org), 리젼 오브 어너(Legion of Honor, http://www.thinker.org/legion), 뮤지엄(de Young Museum, http://www.thinker.org/deyoung), 샌프란시스코 모마(SF MOMA, http://www.sfmoma.org), 버클리 아트 뮤지엄(BAM, http://www.bampfa.berkeley.edu).  달에 번씩은 보고 지나가야 하는 기어리 스트리트(Geary St) 서터 스트리트(Sutter St) 고만 고만한 수십 개의 갤러리들.  책방에서 머리를 식히며 늘어질 잡아 끌어 눈요기로 넘기는 대여섯 권의 잡지들.  위에 나열한 공간들과 잡지들을 누비고 다니는 시간만으로도 빠듯하게 달이 넘어가니 화가로 산다는 것도 느긋하지만은 않다.

              술과 얼굴에 새긴 싱그러운 웃음 같은 그림으로 나날을 보내며 80년대를 주름잡던 욱진 화백(http://www.changucchin-museum.com/) 시간은 까마득히 과거다.  술을 마시지 않으면 영감이 떠오르지 않아 작업을 없다던 아직도 한국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친구의 중얼거림은 이제 기억 너머에 가득히 먼지가 싸여진 이야기이다.  친구는 이제 작업 포도주를 마시며 배를 쓰다듬는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그와 비슷한 이야기라면, 히피들이 바글거리던 60년대 베이 지역(Bay area) 그림자가 드리워진 구석 구석에서 희멀건 마리화나를 피우며 작업을 꾸려나가는 작가들의 냄새가 나긴 한다. 

              샌프란시스코의 60년대를 최고의 시간으로 기억하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여지 없이 대다수 그들의 지난날 영광스럽고 사이키델릭한 히피적 언행으로 무늬 놓여진다.  베트남 전쟁 반대의 깃발 아래서, 자정의 샌프란시스코 언덕 위에 앉아 시를 읊으며 밤거리를 푸른 젊음으로 물들이던 시절들.  지미 헨드릭스, 도어스, 제니스 조플린의 노래를 타고 옮겨지던 발걸음들.  하지만 그것들이 샌프란시스코 언덕 편에 자리잡고 있는 차이나타운의 밤으로 스며들지는 못했다.  같은 시간 냉전에 뿌리를 통행금지 시간이 차이나타운을 딱딱하고 답답하게 움켜지고 있었다.   즈음을 배경으로 만들어진 영화가 편이 바비(Bobby).      

              영화는 다재다능한 에밀리오 에스테베즈(Emilio Estevez) 글과 감독, 연기까지 하며 만들었다.  줄거리는1968 6 6 앰버사더 호텔에 있었던 22명의 사람들의 이야기로 짜인다.  바비는 로버트 케네디(Robert F. Kenedy)이고 영화내내 등장하는 바비의 다큐멘터리 장면들은 부시의 이라크 관련 성명들과 쌍이 된다.  라티노들이 등장하는 장면들은 불법이민자들과의 불협화음이 울려퍼지는 지금 의미 있는 상징이다.  안타깝게도 60년대의 샌프란시스코가 그랬던 것처럼 영화에 아시안이 등장하는 장면은 기억에 하나다.  전쟁의 괴로움으로 울고 있는 베트남 여인.

             극과 극이 통한다는 말처럼 여인의 얼굴이 버지니아 비극의 아시안의 얼굴을 떠올린다.  답답하게 지나간 주는 버지니아 사건보다 한국 정부와 언론들의 행보 때문이었다.  국제 정서가 딱하게 어두운 사람들이 번듯하게 사회의 노른 자리에서 떵떵거리는 모습들.  그렇게 지난 위로 에이 4.29 폭동 15주년이 겹쳐진다.  퍼브릭 라디오에서 들려오는 포럼은 흑인 앵커가 진행을 하고 당시 최초였던 흑인 엘에이 경찰청장의 이야기가 펴져 나온다.  

              생각해보니 이주 동안 뮤지엄이며 갤러리며 어느 곳에도 나들이를 하지 못했다.  다시 짬을 내서 바람을 때가 같다. 

 

2007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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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펜은 힘이 세다

그림들/sf 중앙일보 2007. 4. 16. 22:59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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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일, 무제 302, 2002. Ballpoint pen on paper, 30 x 22 ½ inches.
Courtesy of Art Projects International (API), New York



잔인한 4월이 차갑게 샌프란시스코의 봄을 식히며 지나가고 있다.  오랜만에 찾아간 호세 다운 타운의 볕은 보드랍게 따스하다.  뮤지엄 옆에 차를 새우고, 다운 타운을 달리는 날렵한 디자인의 전차 VTA 철도를 건너, 여러 줄기 물기둥이 화려하게 뿜어져 오르는 분수대(분수대 구석에서 젊은 연인들이 정신 없이 입맞춤으로 정열을 불태우는 모습이 다시 한번 봄을 상기시킨다) 지나 호세 뮤지엄 오브 아트(http://www.sjmusart.org/) 향한다.  반가운 가지 전시가 열리고 있다.  뉴욕에서 30 동안 활동하고 있는 재미 한국인 화가 이일과 네델란드인 에셔(M.C. Esher, 1898-1972) 전시.

              이일의 () 추상화 200 점이 뮤지엄 2층을 짙은 ()으로 채우고 있다.  경이롭게도 그의 그림들은 우리가 일상 생활에서 흔하게 만나는 볼펜으로 그려진다.  일상 속에서 볼펜 자루는 쉽게 여기 저기에서 잃어버려도 생각나지 않고 가볍게 여기 저기서 얻을 있는 소모품이다.  이일의 볼펜은 일상을 깊숙하고 힘차게 파고 든다.  일상의 가벼움을 아스팔트의 표면을 파헤치는 드릴처럼, 드드드드, 없이 무수한 반복으로 열어낸다.  줄의 금이 그어지고, 금과 금이 겹쳐지고 겹쳐져서 이일의 공간이 열린다.  새로운 공간이 볼펜으로 만들어 졌다는 , 물론 작업 과정을 알고 시작된 추론이지만, 어쩌면 당연하다, 마치 지난 지나친 술자리 반복 목운동으로 찾아온 숙취가 항상 반복되는 아침에 새로운 인생의 질감 입혀주는 것처럼.  혹은 큰일이 지나고 저녁 설탕 가득 입혀진 도넛을 12 먹고 멍하니 텔레비전을 바라볼 주변에서 누가 뭐라고 해도 귀에 들어오지 않는 것처럼. 

              이일의 볼펜은 동양화의 먹을 상기시킨다.  하지만 이율배반적으로 즉흥적이며 합목적적인 선들은 크기와 밀도, 엄청난 반복들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그의 그림에 빠진 .  어렸을 수없이 많은 개미들이 줄지어 움직이는 것들은 아무 생각 없이 동안이고 분씩 바라보던 기억이 이일의 그림을 바라보는 경험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리해 있다. 가장 단순한 것들이 지니고 있는 최면적이고 명상적이면서 우주적인 진실. 

              뮤지엄 1 로비 방의 에셔의 판화들은 다른 방식으로 강하게 최면적이고 명상적이다.  그것들은 사물의 표면 안의 공간(Positive space) 사물의 표면을 돌아 감고 있는 공간(negative space) 아이러니한 관계에 대한 공부들이다. 

             표면 안의 공간과 표면을 둘러쌓고 있는 공간을 이해하기 위해 잠깐 냉장고를 생각해보자.  냉장고 문을 열면 음식을 담을 있는 공간이 있다.  공간은 냉장고 표면 안의 공간(Positive space)이다.  문이 닫혀져 있는 냉장고를 그려보자.  냉장고를 감싸고 있는 공기들이 있다.  공기들을 담고 있는 공간을 냉장고 표면을 둘러쌓고 있는 공간(Negative space)이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누리는 특혜 중의 하나가 사물의 표면을 둘러쌓고 있는 공간(negative space) 사물의 표면 공간(positive space) 대등하게 인식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공간을 인식하기 시작하는 순간부터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서서히 달라진다. 

              에셔의 눈은 공간이 긴밀하게 겹쳐지는 교류되는 삼의 공간을 바라보고 있다.  에셔의 눈을 통해서 보여지는 삼의 공간은 황혼이 어둠이 시작되기 전의 멍함과 아침 해가 뜨기 차갑게 식어 딱딱해지는 공기처럼 기묘하고 강렬하다. 

              에셔의 전시는 4 22일에 끝난다.  그리고 이일의 전시는 7 8일까지 이어진다.  이일의 전시는 백남준 다음으로 열리는 재미 한국인의 미국의 메이져 뮤지엄 초대전이고, 전시장에는 한국어로 쓰여진 전시 자료가 준비되어 있다.  샌 호세가 멀다면 호세 뮤지엄 오브 아트 웹사이트(http://www.sjmusart.org/)와 유투부에서  IL  LEE로, 그의 그림을  맛볼 수 있다.

 


2007년 4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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