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한(Jung Han Kim, www.kimfineart.com)의 그림놀이터

“샘과 그 호랑이들” 책 표지. 글: 쥬리어스 레스털, 그림:제리 핑크니

              딸은 함께 그림 동화책 읽는 시간을 좋아한다.  사실인즉 그림 동화책을 읽는 시간을 읽는 시간을 좋아하는 것은 딸뿐이 아니다.  나도 좋아한다.  아내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림 동화책들 속에는 수 많은 종류의 글과 그림들이 담겨 있다.  책을 열면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예를 들자면 “중국 식당의 딤섬” 이나 “한국에서 전학 온 어린 소녀” 혹은 “엄마와 함께 간 치과” 등이 전자이고, “침대에서 뛰다가 아래 층으로 바닥에 구멍을 내고 아래 층, 그 아래 층으로 떨어지는 아이”, “저녁 밥을 먹다가 엄마에게 혼이 나서 자기 방으로 가고, 자기 방에서 괴물들이 살고 있는 땅으로 갔다가, 물론 이 모든 괴물들의 땅은 아이의 상상이지만, 밥 먹으라는 엄마 목소리를 듣고 다시 자기 방으로 돌아가는 아이”, 그리고 “보드 게임을 가지고 놀다가 우주로 날아가는 아이들” 등이 후자이다.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은 아이에게 커다란 영향을 준다.  예를 들자면 치과를 두려워했던 딸은 “엄마와 함께 간 치과” 책을 여러 번 읽은 뒤 치과 가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침대에서 뛰는 아이” 책을 읽은 후로는 서너 주 정도 침대에서 뛰는 행동을 자제했다.  그래서 나는 딸에게 “백설공주”,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 류의 책들은 될 수 있는 데로 읽어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딸 아이에게 읽어 주었던 그림 동화책들 중에서 망설임 없이 제일 재미있는 책으로 꼽을 수 있는 책은 쥴리어스 레스털(Julius Lester) 글, 제리 핑크니(Jerry Pinkney) 그림의 샘과 그 호랑이들(Sam and the Tigers)이다.  이는 나만의 생각이 아니다.  딸도 아내도 이 책을 나만큼 좋아한다.  레스털과 핑크니는 둘 다 아프리칸 아메리칸이고, 그들이 만들어낸 탄탄한 그림 동화책들로 많은 상들을 수상한 사람들이다. 

Yoko Ono, Cut, 1965. Copyright artist

              사진은 십대 자식을 기르는 부모들에게 심각한 반향을 일으키며 사회에 커다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부모들의 논지를 짧게 줄이면 “15살짜리 사이루스를 노골적으로 노출 시키면서 상업적인 성공을 시도하는 것이 옳은 것이냐” 였다.  논란의 규모는, 부모들 주장의 옳고 그름 이전에, 사진 한 장이 사회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 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Annie Leibovitz, John Lenon and Yoko Ono, Copyright Annie Leibovitz or maybe Rolling Stone

              레논은 1980년대 암살되고, 오노는 지금까지 아방가르드 음악가이자, 영화 제작자, 그리고 예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녀가 30대에 만들었던 행위 예술이 차례(1965년, 2003년) 비디오에 녹화되어 지금 샌프란시스코 모마에서 틀어지고 있다.  행위 예술의 제목은 “자름(Cut)”이고 비디오는 “참여 예술: 1950년대에서 지금까지: 관객 참여를 초대하는 여러 가지 재료의 작품들(The Art of Participation: 1950 to Now: Works in many media that invite viewer engagement)”로 이름 붙여진 전시의 일부이다.  전시는 2009년 2월 6일까지 계속된다.

              비디오는 아방가르드 음악가이자 행위 예술가인 존 케이지(John Cage)의 영향을 보여준다.  그래서 내용은 아주 간단하다: 검은 옷을 입은 오노가 무대에 등장하고, 무대 한 곳에 무릎을 꿇고 앉는다.  관객들이 무대 위로 올라 준비되어있는 가위로 그녀의 옷을 자르도록 초대된다.  결국 옷이 모두 잘린 그녀는 나체가 된다.            

              비디오에서 뿜어져 나오는 긴장감은 관객과 그녀가 접촉하는 순간에 고조된다.  옷이 잘라지거나 말거나 초연하게 자신에게 벌어지는 일에 무관심하게 앞만 바라보는 그녀의 모습과 여러가지 다양한 몸동작으로 옷을 자르는 관객들의 모습들은 상상을 가볍게 뛰어넘어서 대조적이다.

              1964년에 일본의 동경에서 그녀가 작품을 실행했을 때, 관객들은 수줍었고 조심스러웠다.  1965년 영국의 런던에서 작품이 진행되었을 때, 관객은 그녀의 옷 조각을 가지고 싶은 마음이 강한 감정으로까지 변화되어 폭력적인 모습을 보였다. 

2003년에 제작된 비디오의 관객들은 그녀에게 존경을 보이며 옷을 잘랐다. 

              그런데 문제가 된 마일리 사이루스의 사진과 오노 요코의 행위 예술 사진 한 장이 비슷해 보이는 이유는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