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땀이 삐지직 흐르는 이유는, 내가 이렇게 큰 소리를 치는게, 유치하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이다. 세살(한국 나이로는 아마도 다섯 살) 짜리 딸을 가지고 있는 아자씨가, 아직도 뭔 일을 하기전에 큰 소리부터 쳐놓고, 뻥!, 일을 시작하려고 하다니.
삼 년전부터 해부학 강의를 글로 남겨놓아야지, 그래야지 하면서 생활을 했다. 버벅군이 보내준 한국말 해부학 책 세권이 책꽂이에서 나와 눈이 마주칠 때마다 빙그레 여러가지 감정으로 웃는다. 그렇게 삼년이 지난 지금, 2008년 5월, 드디어 작심을 한다. 그래, 그렇다, 또 작심한다. 올해, 지금부터 8월을 마감으로 삼아 글을 풀어놓으련다.
삼년 전, 처음부터 크게 맘을 먹고 모든 걸 완벽하게 풀어놓겠다는 생각으로 해부학에 쓰이는 라틴, 그맄을 한글로까지 옮겨야지 하는 생각을 했다. 첫 번째 무리였다.
무리였던 이유는 걔네들 바꾸는 단순한 작업이 많은 시간을 요구할 거라는 아는 간사한 머리 때문이고, 그 간사함이 어깨를 무겁게 해서이다. 그러니까 지금은 쉽게 시작하려 한다. 일단 영어 발음에 가장 가까운 한글 표기를 시작으로 하련다. 그리고 한글 표기 옆에 괄호를 치고 그 안쪽에 영어를 적어놓으려 한다. 이 후 일차로 글이 마무리 되면, 한글 해부학 책의 도움을 얻어서 단어들을 바꾸도록 하련다. 비록 영어에서 한문으로 말을 바꾸는 것이지만, 그것이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한문과 한글의 조합임을 알고 있기 때문에 그렇게 하는 것이 많은 사람을 편하게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글을 풀어나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턱 없이 모자라는 그림의 숫자이다. 많은 경우 예술 해부학은 글에 동반되는 그림으로 많은 지식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리 미리 그림들을 많이 챙겨놓으려고 생각했었다. 생각 뿐이었다. ㅠ.ㅠ (으으으.... 또 한번의 패닉 어택이 시작되려나... 침을 꿀꺽 삼키고)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른 때라는 거시기한 말과 안하는 것보다는 늦게라도 하는 게 낮다라는 구부정하게 꾸리꾸리한 말의 도움은 참 얻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그 말들이 작은 힘이 되는 게 사실이다. 그래서 뭐 그림을 그려나가면서 한 번 해보지 한다.
이렇게 큰 소리를 쳐 놨으니, 안 하면 큰 소리 들은 사람들 보기 쪽팔릴 테니까, 조금이라도 하지 않을 까 쉽다. 그래서 큰소리를 유치하게 쳐봤다. ^_____________^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