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는 아침 강의가 있어서 학교에 일찍 가는 날이었습니다. 늘 하던 것처럼 '일어나야지' 하면서 늘어져 5분 또 5분을 보내고 나서 발바닥을 방바닥에 붙이고 무릎을 곧혀 세웁니다. 장거리 지하철 바트를 타러 주욱 걸어가는 동안 이차 저차에 시동이 걸리는 소리를 듣고, 이 전봇대 저 전선에서 새들이 지지배배 거립니다. 7시 14분에 문이 열리는 바트는 텅 비어 있습니다. 바다를 볼 수 있는 자리에 앉아 책을 한 권 꺼내듭니다. 지하철 노선에 바다가 보이는 구간이 있는건 행운입니다. 책을 꺼내는 가방에서 도시락 냄새가 휘리릭 풍겨납니다. 저쪽에 머리가 젖어 있는 숙녀는 거울을 보면서 얼굴에 색을 칠하느라고 몰중합니다. 뉴욕 지하철보다는 휠씬 깨끗하지만 서울의 지하철보다 지저분한 이 지하철의 창에 뿌우연 반투명 얼룩이 여기 저기 다른 두께로 덮혀져 있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청소에 민감하지 않습니다. 이 곳에 처음 왔을때는 냄새에 휘둘려 정신이 없었지요. 지금은 아무렇지도 않게, 생활의 일부로 의식도 못하면서 지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