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rgin of the Rocks, Leonardo Da Vinci, oil on panel, 189.5x120 cm, National Gallery, London.
선선한 바람과 청명한 가을 햇볕이 상쾌했던 11월 초, 시간강사로 나가고 있는 대학의 학생들과 함께 야외 수업을 리젼 오브 어너(Legion of Honor)로 갔다: 리젼 오브 어너는 야외 수업을 오는 학생들과 선생에게 공짜로 표를 발행해준다. 교실을 벗어나 야외에서 만난 학생들의 얼굴은 교실에서 보던 것과 달랐다. 밝았다. 신선한 공기와 햇볕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은 근사하다. 그러나 리젼 오브 어너에 들어가, 상설 전시관들 중에서 로딩(Rodin) 갤러리를 찾고, 로딩의 조각품들 중 누드인 것들 3개를 골라서 스케치를 하라는 선생의 말은 그리 반가운 것이 아니었다는 듯, 몇 몇 학생들의 입이 주욱 앞으로 나온다. 그들은 여러 사람들이 오고 가는 전시장에 서서, 혹은 앉아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생소하고,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것이 조금 민망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 하다.
지금 리젼 오브 어너의 특별 전시관에서는 베를린 주립 미술관 (The State Museums of Berlin)에서 온 미술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벌밍햄 뮤지엄(The Birminham Museum of Art)에 의해 조직되고 전시된 후 샌프란시스코로 오는 전시는 다빈치의 드로잉들 중 가장 중요한 것들이 선보인다. 그것들은 처음으로 이탈리아를 벗어나 해외로 빌려진 것들이다. 그것들 중 유명한 몇 개의 드로잉들의 예를 들자면, 해부학 공부들, 비행 기계 설계도, 그리고 영국 런던에 있는 페인팅 바위들 앞의 성모(Virgin of the Rocks)의 오른쪽에 앉아있는 천사의 얼굴을 공부하기 위해 그린 드로잉이 그것들이다. 르네상스 마스터들의 페인팅 시장을 형성하는 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 미국의 예술사가 버날드 베렌슨(1865-1959)은 천사의 얼굴 드로잉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드로잉(the most beautiful drawing in the world)이라고 찬탄했다.
약속된 시간이 되자, 모이기로 한 장소로, 작은 스케치북을 든 학생들이 띠엄 띠엄 나타나기 시작한다. 그렇게 모인 학생들의 로딩의 조각 스케치를 둘러보며, 어떤 경험을 했는지 물어본다. 학생들의 반응은 처음 선생의 지시를 들을 때와 조금 다르다. 주욱 나오는 입들은 안 보인다. 반면에 대다수가 미소를 띄우며 뮤지엄에서 스케치를 해본 적이 처음이라고 이야기한다. 누구는 이렇게 그림을 그렸고, 누구는 로딩의 조각이 전혀 다르게 보였다고 이야기한다.
200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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