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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 드 영 뮤지엄 타워에서 내려다본 드 영 뮤지엄 앞 마당. 오른쪽 밑 구석에 뮤지엄 지붕이 삐죽하다.


히로시 수기모토(Hiroshi Sugimoto, b. 1948, 일본) 회고전이 샌프란시스코 골든 게이트 공원 뮤지엄(the de Young Museum, http://www.thinker.org/deyoung/index.asp)에서 7 7일에 시작, 9 23일까지 계속된다.  그는 30 동안 커다란 카메라를 사용해서 흑백 사진을 작품화 해왔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지는 작품들은 부처 바다(Sea of Buddha), 왁스 뮤지엄 시리즈(Wax Museum), 건축 시리즈(Chrysler Building 포함), 바다 풍경들, 컨셉 형태 시리즈 (the Conceptual Forms series, Mechanical Forms)이다. 

 

22살에 일본 동경의 유명 6 대학 하나이자 윤동주 시인이 다녔던, 크리스쳔 대학인 리쿄 대학(Rikkyo University) 경제학부를 졸업한 히로시 수기모토는, 지금은 사라진 소련과 유럽을 여행하고 미국 엘에이에 정착 아트 센터(Art Center College of Design)에서 사진을 공부했다.  1974, 뉴욕으로 자리를 옮긴 , 뉴욕과 동경을 번갈아 가며 시간을 보내는 작가; 자연스럽게 당시의 뉴욕 예술 풍경과 경향이 그의 작품에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2 대전 자리잡기 시작한 세계에서 가장 이야기; 미국으로 대변되는 자본주의와 소련으로 대표되던 커뮤니즘 사이의 팽팽한 긴장 - 냉전을 커다란 배경으로, 1959년에 발발된 1975 4 30 마지막 미군이 베트남을 떠남으로써 끝이 베트남 전쟁은 미국 사회에 비트 제네레이션(Beat generation), 이피(Yippies) 등을 탄생시켰다.  이들은 냉전 시대의 경직된 정치인들과 배경에 반발했고, 상징적인 일화인 1967 워싱턴의 펜타곤으로 대규모 행진을 일궈냈다; 군인들의 총구에 꽃을 꽂아놓은 히피들의 사진은 머리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 당시의 이미지다.

 

1970년대 뉴욕의 예술 풍경은 당시의 정치, 사회적 배경을 반영하며 미니멀리즘(Minimalism) 컨셉 아트(Conceptual Art) 채워졌다.  소비주의(Consumerism) 자본주의에 대한 의구심으로, 보이는 것은 보이는 것뿐이다 (What you see is what you see)라는 명제로, 보이는 것을 둘러싼 복잡다단한 이야기와 배경들과의 단절을 시도하는 미니멀리즘.  프랑스인으로 태어났다가 1955 미국인이 마르셸 듀샹(Marcel Duchamp, 1887-1968) 기점으로 시작된 아이디어-예술가의 머리 속에서 생겨나는 생각, 자체가 예술이 있다- 거대화되고 구체화된 컨셉 아트(Conceptual Art).  예술사조가 공유하는 태도는 세대에 대한 부정과 반발이다; 이때 미국으로 건너오기 마르셸 뒤샹이 제작한 모나리자의 얼굴에 그려진 팔자 수염으로 연상되는, 세대 미술사조에 대한 거친 공격으로 유명한 예술 사조 다다(Dada) 겹쳐지는 것은 공교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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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에서 잘라온 이미지.


 

히로시 수기모토의1974년부터 펼쳐진 뉴욕 생활이, 그의 유년 일본 사회에 팽배했을 유교와 불교, 그리고 전체주의 사회를 통해 형성된 그의 인격과 인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가늠할 있는 가지 방법은 그의 예술 세계를 통찰하는 것이다.  동시에 그의 작품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히로시 수기모토 안에서 일어나는 동서양 문화들의 충돌, 화합, 그리고 융화의 결과이다.  그러니 미니멀리즘을 담고 있는 부처 바다, 왁스 인형들을 사진이라는 공간으로 불러들여 생명을 불어넣은 예술혼, 문화의 충돌을 배경으로 필연적으로 피여 났을 수평적 평화와 조화에 대한 갈구를 느끼게 하는 바다 풍경들, 동서 문화 사이에서 재인식되는 시간에 대한 탐구를 담고 있는 야외 영화관 사진들, 물질화되기 건축가의 머리 속에서 흔들리는 아이디어를 담아내는 건축 사진들, 마르셸 뒤샹에 대한 의식적 존경(homage) 담고 있는 조각물과 컨셉 형태 시리즈 (the Conceptual Forms series, Mechanical Forms) 솔직하다.  그리고 유년의 기억은 그의 작품에 짙은 묵색이다.

2007년 8월 20일 아침(미리 미리 쓰면 좋을 텐데, 아~ 피곤하다.  조금 있다가 또 공항에 픽업나가야 되고, 그리고 난 다음에 작업실가서 그림 받아야되고... 여름학기 끝났어도 바쁘기는 다를 바가 없네.  뭐 story of my life이지.)

2007년, 미국 고등학생들

그림들/sf 중앙일보 2007. 8. 6. 15:13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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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도(1745~1806), 서당



여름 학기가 지나간다이번 여름에는 과목을 가르쳤는데 중에 하나는 고등 학생을 대상으로 인체 드로잉 수업이었다.  수업 이름으로 있듯 누드 모델을 촉매로 인체 드로잉을 공부하는 수업이다.  고등 학생을 여름에 가르치는 것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여러 모로 가르치는 것만큼 배운 것이 많다. 


             
처음 고등 학생들과 함께 수업을 진행했을 느끼는 것은 놀라움이었다.  그들은 신체적으로 지적으로 기대 이상으로 성숙하다.  한국에서 고등학교를 나와서 이런 생각을 하는 걸까라고 생각도 해봤지만, 동료 강사들이 나와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으로 미루어 보면 일반적으로 신세대들이 지니는 공통된 모습인 하다.  그들은 자신의 행동에 진지하고, 미래에 대해 확고한 방향을 가지고 있다.  부모님들이 원하는 방향을 따르거나 혹은 부모님들과 자신의 방향을 절충하며 자라온 세대들과는 확연히 다르다. 


             
누드 모델을 대하는 자세도 초연하다.  대학 초년생 시절 누드 모델을 보며 긴장하던 세대를 자라온 사람의 입장에서 보자면 그들의 담담함은 오히려 모델을 편하게 해주는 셈이다.  그리고 누드를 담는 예술이 고등 학생들에게 지나친 것이라고 생각하는 많은 부모님들은 이제 생각을 바꾸어야 때가 같다.  그들은 그런 부모님들보다 예술에 대해 열린 마음을 가지고 있다.  


             
그들은 미적 가치를 인정하고 즐기며, 특히 옷차림은 그들에게 스스로를 규정하는 행위이고 스스로의 미적 가치에 대한 선언이다, 자신들이 수업을 통해서 자라나는 모습을 스스로 관찰하고 인정한다.  창의적이고 이성적인 모습은 강사에 대한 태도에도 나타난다.  질문이나 대답에 주저하거나 본인이 모르고 있을 부끄러워서 알고 있다고 이야기 하지 않는다. 


             
강사에 대한 존경 방식도 틀리다.  군사부일체(君師父一體) 정서는 씻고 찾아도 보이지 않는다.  만약 그런 정서를 가지고 있는 학생이나 선생이 있다면 나머지 학생들과 선생들이 오히려 이상한 그를 바라볼 것이다.  유교를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들이 명이나 미국에 있겠는가?  그런 모습은 선배가 깡패고 나이가 특권이던 8, 90년대 한국 사회를 거쳐온 세대들은 익숙하기 힘든 부분이다.  나이에 대한 가치를 언급하고 나니 지금 한국 사회에 나이라는 가치가 어떤 모습을 띠고 있는지 사뭇 궁금해 진다. 


             
강사의 강의 내용은 수업 이름을 벗어나지 않는다.  수업 진도와 무관하게 자신의 어린 시절과 인생 유전을 이야기하시는 선생님은 찾아볼 없다.  가끔은 인간적인 모습이 결여된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한국의 고등학교 시절 육이오 전쟁 직후 유년 시절 에피소드를 반복해서 이야기하고 해주시고, 이야기를 하실 때마다 지그시 창문 밖을 바라보시던 국어 선생님의 술이 모습에 향수가 어리기도 한다. 


             
고등학교 학생들의 수업은 그룹 전시로 마무리된다.  학생들의 작품이 벽에 붙여지고 학부모들과 친구들이 토요일 오전 학교를 찾아와 삼삼오오 전시를 관람하며 서로의 감상을 이야기하며 시간을 보낸다.  강사는 이때 자신이 가르친 수업에서 나온 그림들이 모여 붙어있는 곳에서 학생들과 학부모 혹은 학생들의 친구를 대접한다. 


             
학부모들은 열명이면 열명, 자식의 작품을 경이롭게 바라보며 자랑스러워 한다.  그리고 강사들은 그들과 장단을 맞추며 웃음을 교환한다.  아마도 모습은 예전에도 이랬을 같고 시간이 한창 지나도 이럴 같다. 

2007년 8월 5일

After Modern Art 1945 – 2000 (02)

그림들/sf 중앙일보 2007. 7. 23. 13:19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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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dy Warhol, Mural (Venus on Rollerskates). Black and White Photo, c. 1985. ©2002 The Andy Warhol Foundation for the Visual Arts.


80년대 90년대 대학 시절 만나 뵈었던 수많은 미대 교수님들 중에 아무도 현대 미술이 이렇게 그려지는지를 간단하고 명확하게 설명해준 사람 없었다대부분 교수님들의 답은 대학 1학년 학기와 번째 학기에 드로잉을 가르쳐주셨던 김모 교수님의 대답과 비슷했다.

 "
계속 그리고 계속 바라보면 이해가 ."

계속 그리고 바라보았지만 이해가 쉽지 않았다대학 시절 들었던 이론 강의는 대부분 고대 미술과 르네상스 위주의 교육이었다.  가물가물한 시절의 기억들 하나 선명한 ; 학번 선배가 이론 시험 전에 책상 위에 다리를 올리고 있다가 조금 일찍 들어온 이론 교수의 눈에 띠어서 시험도 못보고 총을 찼다는 이야기

자유 분방하려고 노력하던 미술 대학 학생들과 격식과 교양이 인물 됨됨이에 커다란 부분을 차지한다고 생각하시는 노교수님들 사이의 거리는, 이해되지 않는 현대 미술에 대한 질문에 계속 지켜보면 알게 된다는 대답만큼이나 거리가 있는 것이었다.  

거리를 조금이라도 좁혀보려고 학생들은 , 책을 열어보고, 미대를 돌아다니는 외국 장사 아저씨를 둘러싸고 동시대 외국 작가들의 작품에 눈을 반짝거렸다.  당시에 보았던 작가들 지금도 기억이 나는 사람들이 로이 리히텐스테인(Roy Lichtenstein), 앤디 와홀(Andy Warhol), 길버트와 조지(Gilbert and George).  물론 당시 그들의 작품 속내와 배경은 쉽게 이해되지 않았다.

 그러면서 "아따 이거 멋지네. 이런 작품이네."하고 눈을 반짝거렸다그리고 나름대로의 추론과 리서치가 뒤따르고 책에서 이미지들과 비슷비슷하면서 김치 냄새나 된장찌개 냄새가 나는 그림들을 그리거나, 조각들을 만들어냈다

아쉽게 보낸 시간이 다행스러운 것은 비틀비틀하면서도 길을 걸어왔다는 .  그러다 보니 예전에 그랬던 것처럼 , 책을 손에 쥐었고, 그것들 중에 데이비드 홉킨스(David Hopkins) 모더니즘 이후 1945 -2000(After Modern Art 1945 – 2000) 현대 미술을 이해하는 커다란 도움을 주었다.  2 대전 후의 서양사와 문화사를 술술 꼬고 풀어내며 배경을 만들고, 잭슨 폴락(Jackson Pollock) 필두로 미국의 1930 년대 공황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2000 뉴욕과 런던 작가들의 예술적 배경과 작품 성격을 언급하며 마무리 된다.  1930년대부터 2000년대 작가들 사이에 흐르는 사고와 작품의 의미는 토실토실한 굴비들처럼 엮여 있다.

 

1900년대 이전까지의 미술품들의 감상은, 정확하게 이야기한다면 마르셀 듀상(Marcel Duchamp) 충격적인 작품 분수대(Fountain, 1917), 이전까지의 미술품들은 눈으로 이해하는 문학적인 작품들이었다.  분수대, 남성 소변기의 예술화, 예술이 무엇인가를 다시 규정하는 기회를 제공했고 1917 이후의 작가들의 생각에 피할 없는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현대 미술이라는 게임의 룰을 마르셀 듀샹의 분수대를 염두에 두고 둘로 압축해 본다면 하나, 상품이 현대인들에게 미치는 영향, 영향이 예술품들이 현대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만큼 강할 있다는 .  시각이 발달하여 1970년대 영국에서 문화 연구(Cultural studies) 등장한다.  , 예술품도 산업 혁명 이후 매스 커뮤니케이션, 매스 프로덕션이 성행하는 사회에서 상품으로 분류된다는 , 혹은 그렇지 않아야 한다는 , 혹은 가지 다거나 다가 아니라는 .  예술이 상품인 순간부터 다른 모든 상품들처럼 정치적이고 제도적인 역할을 동반한다; 아트(Pop art), 바디 아트(Body art) 등이 경우에 속한다.  상품 이외의 정서적이고 감정적인 가치를 지니는 무엇일 , 그것은 작가가 전달하고 싶어하는 의미를 축약되는 경우가 많고, 그것들은 사진이나 비디오에 의해 기록되는 경우가 대다수 이다; 컨셉 아트(Concept art), 비디오 아트(Video art) 이런 이유로 나타난다. 

 

위에 나열한 이유들과 이유들에서 분화된 다른 이유들 혹은 완전히 새로운 다른 이유들-주로 마르셀 듀샹이 되고 싶은 작가들이 만들어낸다- 샌프란시스코 모마(SF MOMA) 혹은 샌프란시스코 다운 타운에 즐비한 현대 미술을 지지하는 갤러리들에 발을 들여놓는 많은 일반인들을 멍하게 만든다.  느낌에서 벗어나고 싶어하시는 분들에게 데이비드 홉킨스의 책은 도움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