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 영 뮤지엄(the de young museum); 히로시 수기모토 회고전(Hirosi Sugimoto retrospective exhibition)
그림들/sf 중앙일보 2007. 8. 21. 01:20김정한. 드 영 뮤지엄 타워에서 내려다본 드 영 뮤지엄 앞 마당. 오른쪽 밑 구석에 뮤지엄 지붕이 삐죽하다.
히로시 수기모토(Hiroshi Sugimoto, b. 1948, 일본)의 회고전이 샌프란시스코 골든 게이트 공원 안 드 영 뮤지엄(the de Young Museum, http://www.thinker.org/deyoung/index.asp)에서 7월 7일에 시작, 9월 23일까지 계속된다. 그는 30년 동안 커다란 카메라를 사용해서 흑백 사진을 작품화 해왔다. 이번 전시를 통해 보여지는 작품들은 부처 바다(Sea of Buddha), 왁스 뮤지엄 시리즈(Wax Museum), 건축 시리즈(Chrysler Building 포함), 바다 풍경들, 컨셉 형태 시리즈 (the Conceptual Forms series, Mechanical Forms)이다.
22살에 일본 동경의 유명 6개 대학 중 하나이자
2차 대전 후 자리잡기 시작한 세계에서 가장 큰 이야기; 미국으로 대변되는 자본주의와 소련으로 대표되던 커뮤니즘 사이의 팽팽한 긴장 - 냉전을 커다란 배경으로, 1959년에 발발된 후
1970년대 뉴욕의 예술 풍경은 당시의 정치, 사회적 배경을 반영하며 미니멀리즘(Minimalism)과 컨셉 아트(Conceptual Art)로 채워졌다. 소비주의(Consumerism)와 자본주의에 대한 의구심으로, 보이는 것은 보이는 것뿐이다 (What you see is what you see)라는 명제로, 보이는 것을 둘러싼 복잡다단한 이야기와 배경들과의 단절을 시도하는 미니멀리즘. 프랑스인으로 태어났다가 1955년 미국인이 된 마르셸 듀샹(Marcel Duchamp, 1887-1968)을 기점으로 시작된 아이디어-예술가의 머리 속에서 생겨나는 생각, 그 자체가 예술이 될 수 있다-가 거대화되고 구체화된 컨셉 아트(Conceptual Art). 두 예술사조가 공유하는 태도는 전 세대에 대한 부정과 반발이다; 이때 미국으로 건너오기 전 마르셸 뒤샹이 제작한 모나리자의 얼굴에 그려진 팔자 수염으로 연상되는, 전 세대 미술사조에 대한 거친 공격으로 유명한 예술 사조 다다(Dada)가 겹쳐지는 것은 공교롭다.
위키에서 잘라온 이미지.
히로시 수기모토의1974년부터 펼쳐진 뉴욕 생활이, 그의 유년 일본 사회에 팽배했을 유교와 불교, 그리고 전체주의 사회를 통해 형성된 그의 인격과 인성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를 가늠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그의 예술 세계를 통찰하는 것이다. 동시에 그의 작품들이 보여주는 모습은 히로시 수기모토 안에서 일어나는 동서양 문화들의 충돌, 화합, 그리고 융화의 결과이다. 그러니 미니멀리즘을 담고 있는 부처 바다, 왁스 인형들을 사진이라는 공간으로 불러들여 생명을 불어넣은 예술혼, 문화의 충돌을 배경으로 필연적으로 피여 났을 수평적 평화와 조화에 대한 갈구를 느끼게 하는 바다 풍경들, 동서 문화 사이에서 재인식되는 시간에 대한 탐구를 담고 있는 야외 영화관 사진들, 물질화되기 전 건축가의 머리 속에서 흔들리는 아이디어를 담아내는 건축 사진들, 마르셸 뒤샹에 대한 의식적 존경(homage)을 담고 있는 조각물과 컨셉 형태 시리즈 (the Conceptual Forms series, Mechanical Forms)는 솔직하다. 그리고 유년의 기억은 그의 작품에 짙은 묵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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