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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01 앤 게일(Ann Gale) 2
  2. 2008.03.20 그림 그리는 아이들
  3. 2008.03.05 리젼 오브 어너; 애니 레보비츠 (Annie Leibovitz)의 사진전

앤 게일(Ann Gale)

그림들/sf 중앙일보 2008. 4. 1. 13:11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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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게일(Ann Gale), 파란 줄이 있는 셔츠를 입은 자화상, 14x11 인치, 메이소나잍에 오일페인팅, 2007. 저작권 화가( copyright artist )



복작거리는 샌프란시스코 중심, 유니온 스퀘어 근처에 자리잡고 있는 해켙-프리드만 갤러리(Hackett-Freedman Gallery)에서 게일(Ann Gale) 전시가 3 6일에 시작되어 4 26일까지 계속 된다.  250 서터 스트리트 빌딩에 들어가 엘리베이터를 찾아 타고 4층까지 올라가면 깔끔하고 군더더기 없는 공간이 열린다.  갤러리 직원은 딱히 관람객에게 시선을 두지 않아 부담이 없다.  그렇다고 무심한 것도 아니라는 갤러리 이야기.  관람객이 궁금한 부분이 있거나, 간단한 미술 교육(?) 받고 싶다면 언제든 주저 없이 갤러리 직원에게 던져도 되는 곳이다.  물론 이런 이야기는 갤러리만 하는 것이 아니다.  기본적으로 다른 모든 갤러리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는데 어떤 갤러리 직원은   심하게 차갑고 어떤 갤러리 직원은 부담스럽게 친절하다, 세상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여러 갤러리들 문을 열고, 닫고, 열고, 닫고, 해보면 이런 직원들의 태도는 그런가 보다 하고는 상관없이 그림이나 조각 구경만하고 나오는 기술이 몸에 밴다.  

              해켙-프리드만 갤러리가 관람객에게 미술 교육까지 제공하고 있는 이유는 갤러리가 20세기와 동시대(Contemporary) 작가들의 작업을 전시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벽에 걸려진 그림을 시각적으로만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현대 미술사와 사조에 대한 지식과 연결해서 받아들여야 맛이 난다는 것이다.

              게일의 그림들이 그렇다.  시애틀의 유니버시티 오브 와싱턴에서 교수 생활을 하는 게일.  생존 스페인 화가 안토니오 로페즈 가르시아(Antonio López Garcia), 생존 영국 화가 루시안 후로이드(Lucian Freud, 1922-), 작고한 20세기 스위스 조각가 알버트 자코메티(Alberto Giacometti, 1901-1966)에게 영향을 받은 게일의 그림들은 진지하게 심리적이고, 건조하게 분해적(deconstructive)이며, 개인적으로 성적이게 모델들을 표현한다.  그런 표현의 배경으로 게일의 작업 방식이 자리잡는다. 게일의 작업은 혹은 달에 걸쳐 모델을 직접 대면하고 진행된다.  시간과 과정은 화가에게 모델이 가지고 있는 시각적인 모양과 외의 것들(예를 들자면 성격, 말투, 태도, 습관 등등) 느끼게 한다.  그리고 그것들이 인물화에 기록된다.  작업 과정이 현대적이니 인물화도 과거의 그것들과는 다르다.  다름이 현대적이다.  인물화를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빠뜨릴 없는 전시다

              해켙 프리드만 갤러리만과 달리 시각적인 재미로만 이루어진 그림들을 찾아 전시하는 갤러리도 많이 있다.  그런 여러 갤러리들 중에 유독 튀는 문을 가지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갤러리는 펜스 갤러리(John Pence Gallery, 750 Post St.) .  현재 곳에서는 그림 전이 열리고 있다. 4 5일에 끝나는 전시뿐만 아니라, 갤러리에서 열리는 전시들은 다른 미술사 교육 없이 아무 생각 없이 즐기기에 알맞은 그림들이 가득 채워진다.  갤러리의 녹색 철문은 항상 닫혀져 있다.  문은 안에서 열린다.  관람객들은 철문 옆의 벨을 누른 철컥하고 문이 열리는 소리를 기다린 문을 밀어야 한다.  그림전이 끝나고 4 10일부터 5 10일까지는 5인의 여성(Juliette Aristides, Sarah Lamb, Kate Lehman, Dorothy Morgan, Patricia Watwood) 작가 전이 준비된다.


3월 30일

그림 그리는 아이들

그림들/sf 중앙일보 2008. 3. 20. 13:29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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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화, 라우렌 초우(Lauren Chow), 12x18 인치, 종위에 연필,크레파스, 마커 2008



애프터 스쿨 아트 티쳐로 일하고 있는 친구가 가르치는 학생들은 유치원생에서 초등학교 3학년생들이다.  아트 수업은 방과 1시간 동안 진행되는 반이 이십 명이다.  이들 이상이 남학생들이다.  그녀는 어린 학생들에게 드로잉, 페인팅, 점토 아트, 종이 접기, 종이 공작 등을 가르친다.

              나래는 한국계 학생이다.  학기 전의 나래는 산만하고 이상한 분위기의 그림을 그렸다.  그러던 나래가 언젠 가부터 상상을 그림에 담아내는 방법을 찾아내 즐긴다.  번은 상상화에 함께 담긴 비와 해를 보며 궁금해하는 선생님에게,  우리 엄마가 아무리 비가 와도 뒤에 해가 떠있다고 했어요라고 설명한다.

              학교에서 여러 선생님들 사이에 악명(?) 높은 3학년생 중국계 학생 베네딕은 명성과 달리 아기 고양이처럼 부드럽고 귀엽게 생겼다.  베네딕이 안경을 끼고 수업에 멋진 안경이네?”하고 선생님이 물었다.  베네딕은 중국 산이라서 안경테가 벌써 덜렁덜렁데요하며 심각한 표정으로 대답한다. 

              에즈라는 남학생인데 굉장히 여성스럽다.  선생님이 이야기할 선생님의 모습, 제스쳐를 따라 하며 좋아한다.  학생은 발렌타인 데이에 있었던 수업 중에 진행되었던 상상화 그리기 수업 , 상상화 대신 발렌타인 카드를 만들어 선생님에게 선사했다. 

              수업마다 옆자리에 앉아서 작업을 하는 남학생 포와 스테이시는 말없이 작업에 몰두한다.  둘의 작품을 항상 비슷하다.  스테이시가 포의 그림을 따라 그리기를 좋아해서이다.

              미셸은 학기째 아트 수업에 참석하고 있는데 말수가 적다.  하지만 선생님이 지시하는 방향을 놓치지 않고 깊이 이해하고, 성실하게 작업에 임하는 어른스러운 삼학년이다. 

              메간과 에리카는 베스트 프렌드들이다.  둘은 항상 손을 잡고 같이 움직인다. 

              제시카는 창조적이다.  제시카는 완벽을 추구한다.  그래서 처음 단계를 거쳐 다른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 때가 쉽게 오지 않는다.  단계가 마음에 때까지 시간에 구애 받지 않고 계속 작업을 한다.  그래서 작업을 수업 중에 완성하기가 쉽지 않다.  제시카는 천재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그랬던 거처럼, 다른 학생들이 자기를 따라 하지 못하게, 책상 밑에 들어가서 작업을 하거나, 교실 구석에서 자신의 작품을 몸으로 가리며 작업을 진행한다. 

              똘똘하게 생긴 알렉스는 말이 많다.  그래서 핑계도 많다.  작업 마무리에 찾아오는 잔무를 기피하는 알렉스, 상상화를 그릴 작은 사물들을 빨리 빨리 그려냈다.  이유는 머리 속에서 상상들이 지나가서다.

              카메론은 수업 시작하고 이십 분이 안돼서 대충 작업을 마치고 선생님에게 다가온다.  다했으니까 놀이터가도 돼요?”

              장난기가 얼굴에 가득한 얼윈은 교감선생님의 아들다.  선생님을 헌신적(?)으로 도와주는 얼윈을 바라보는 교감 선생님의 눈매는 자주 날카롭다.  아무래도 얼윈이 어머니를 아트 선생님 도와주는 것처럼 열심히 도와 주지는 않는 듯하다.  얼윈은 다른 요새 학생들처럼 좋아하는 책을 떠올리기가 쉽지 않다.  얼윈은 텔레비전 만화영화 심슨스(The Simsons) 바트 심슨을 좋아한다.

              마크는 트름으로 알파벳 송을 있다.  마크는 학기 초부터 선생님을 자발적으로 도와왔다.  재료를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반이 시끄러워 지면 조용히 하라며 주변을 둘러보고, 수업이 끝나고 청소를 도와준다.  마크는 스스로를 선생님의 조수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카터, 아론, 카메론, 크리스토퍼, 타일러는 수업 뒷정리를 안하고 바람처럼 사라진다. 

              토마스는 학기 전만 해도 수업에 들어오면서 선생님의 눈을 피하고 조심스러웠다.  지금은 선생님과 눈을 맞추면 빙그레 웃음을 짖고 열정적으로 수업에 참여한다.

              인상이 얌전하고 조용해 보이는 코트니는 듬직한 크리스토퍼의 동생이다.  코트니는 다른 학생들과 다른 발상을 많이 한다.  그리고 재료들에 호기심을 보이며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래서 수업이 끝나면 다른 학생들보다 옷이 지저분해진다.  코트니의 아빠는 그런 모습을 보고, 코트니가 말썽꾸러기라고 생각한다.  선생님이 보기에는 호기심이 많은 코트니의 성격이 외모와 어울리지 않는 때문에 아빠가 그렇게 생각하는 것만 같다. 

              밤톨처럼 귀엽게 생긴 윌리엄은 끝없는 상상력을 가지고 있다.  상상의 표현이 작품으로 발산되기 보다는 대개 입으로 표출된다.  그래서인지 그림은 추상화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라일리, 엘리스, 조이스린은 일주일에 한번 보는 아트 선생님이 반갑다. 라일리, 엘리스, 조이스린은 그림을 그리기 전에 지난 일주일에 있었던 일을 소근소근 선생님에게 모두 이야기한다. 

2008년 3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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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 레보비츠(Annie Leibovitz)



뒤에 따라오는 이름들이 익숙한 독자는 미국 대중 문화를 즐기는 사람이다.  쟈니 캐쉬, 레논, 스칼렛 죠한슨, 다니엘 데이 루이스, 재거, 우마 서먼, 데미 무어, 로버트 드니로, 파치노, 죠니 , 브레드 ,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 로버트, 니콜 키드먼, 제이미 폭스, 케리.  그들은 모두 애니 레보비츠(Annie Leibovitz) 사진에 담긴 대중 문화 아이콘들이다.  그리고 죠지 부시, 클린턴, 힐러리 클린턴, 콜린 파월, 엘리자베스 여왕 등은 권력 상위층의 정치인들로 레보비츠에게 노출된 피사체들이다.  레보비츠의 사진들 레논이 누드로 오노 요코누드에게 매달려있는 사진과 데미 무어가 임신한 배를 노출시키고 찍은 사진은 미국 대중 문화에 익숙한 대중의 공통된 기억에 각인되어 있다. 

              1949 코네티컷주 워터보리에서 태어난 레보비츠는 샌프란시스코 아트 인스티튜트에서 페인팅을 공부하다가 사진기를 잡았다.  그녀는 잡지 롤링 스톤즈, 베니티 훼어, 보그에서 사진사로 일하며 명성을 얻었다.  그녀는 작년에 디즈니를 위해 유명 연예인들의 사진을 찍었고, 여왕 엘리자베스의 초상을 찍었다.  여기까지는 상업적으로 성공한 많은 사진 작가들과 별반 다르지 않은 경력이다. 

              리젼 오브 어너(Legion of Honor)에서 3 1일부터 5 25일까지 열리는 전시 애니 레보비츠: 사진가의 인생, 1900-2005 커다란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이유는 그녀와 반짝거리는 연예인들과 입김 정치인들의 만남 이후에 생산되는 사진들 때문이 아니다.  물론 그것들은 좋은 눈요기거리다.  그래도 이유는 1989년부터 2004년까지, 영화 감독 우디 앨런(Woody Allen), 철학자 알서 단토(Arthur Danto), 정치인 린지(John Linsay)등이 앞다투어 친분을 맺고자 했던 수잔 손탁(Susan Sontag, 1933 1 16-2004 12 28) 레보비츠가 낭만적인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둘은 서로 명성을 획득한 이후인 1989년에 처음 만났다.

              유태계 미국인 수잔 손탁은 소설로 시작해서 지식인으로서의 명성을 얻은 , 사진, 영화, 문화 이론에 대한 글로 많은 지식인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한국에서는 사진 이야기라는 이름으로 번역 출판된 On Photography 유명하다.  그녀는악마의 논쟁을 일으킨 살몬 루시디를 적극적으로 옹호했고, 세르비안이 내부 전쟁을 일으켜 참담하던 보스니아의 사라예보에서 개월을 생활하며 사무엘 베켓의 고도를 기다리며 연출했다.

              레보비츠에게 일을 맡겼던 아메리칸 엑스프레스가 스폰서인 전시는 뉴욕의 브룩클린 뮤지엄이 준비했다.  리젼 오브 어너는 미국 내의 마지막 전시장으로 5 25일이 지나면 해외에서 전시가 이어진다.  전시는 연예인, 정치인,  레보비츠의 가족, 친분이 있는 사람들의 사진 200여장으로 구성된다.  전시는 같은 제목으로 랜덤 하우스(Random House)에서 출판된 책에 담겨진다.  그러니 여러모로 상업적이고 대중적인 전시이다.  그래서 보는 재미가 톡톡히 보장되어 있다.

              개인적으로 전시 사진들 가장 흥미롭던 것들은 레보비츠 부모들의 사진들이었다.  모던 댄스 강사로 일했던 그녀의 어머니는 딸의 사진기 앞에서 서슴 없이 춤을 추고, 전직 공군 출신의 아버지는 딸이 사진을 찍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묵묵하게 딴청을 하고 있다.  그리고 딸의 사진에는 부모들의 모습과 부모들에 대한 호기심이 잔뜩 고여있다, 우리 모두가 그런 것처럼. 


2008년 3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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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잔 손탁(susan sonta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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