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차드 디벤콘

그림들/sf 중앙일보 2008. 8. 4. 16:10 posted by 긴정한

사용자 삽입 이미지

Window, Richard Diebenkorn, Oil on Canvas, 233.7 x 203.2 cm, 1967
























 

호주머니가 가벼운 요즘, 짬을 내서 주말에 뮤지엄(de Young Museum) 들러서 치휴리(Chihuly)쇼를 관람하거나, 리젼 오브 어너(Legion of  honor)에서 여성 인상주의자들(Women Impressionists)쇼를 둘러보거나, 샌프란시스코 모마(SF MoMA) 가서 프리다 카로(Frida Kahlo) 그림들을 감상하려면 공통적으로 해야하는 일이 있다; 줄이 되어서 기다리기.  기다리는 시간을 즐길 있는 사람들이라면 문제가 아니지만, 기다리는 동안 여기 저기가 간지러워지고 그래서 빡빡 긁어야 하는 같은 사람에겐 별로 즐거운 일이 아니다.  바로 이때 시내의 어떤 전시보다 괜찮은 전시를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고, 공짜로 있다는 것은 괜찮은 일이다.  

스탠포드 대학의 캔털 아츠 센터(Cantor Arts Center)에서 11 9일까지 열리는 리차드 디벤콘(Richard Diebenkorn, 1922-1993) 그림들로 준비된 개의 전시들이 그것이다.  물론 가스 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가는 지금 샌프란시스코에서 스탠포드 대학까지 운전을 하고 내려가는 것이 뒷머리를 잡아당기는 사람도 있겠다.  하지만, 280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은 101 타고 남쪽으로 내려가는 길과 비교가 안된다.  101 아주 그렇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날씨 좋은 280 타고 여유롭게 달리는 기분은 맛을 봐야 있다는 것이다.


리차드
디벤콘은 캘리포니아가 자랑하는 세계적인 화가이다.  그는 좋은 할머니를 둔 덕분에 때에 맞는 좋은 책과 그림들을 보고 자랐다.  어린 시절 그에게 큰 영향을 준 화가는 에드워드 하퍼(Edward Hopper, 1882-1967).  대학을 들어갈 때 그의 아버지는 그림을 그리는 것을 별로 반기지 않았다.  그는 그런 아버지에게 나에게 그림을 그리는 재능이 있는데, 이 재능을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지 않을까요?’하고 반문했다.  화가는 그 어떤 직업보다 괜찮은 것이다라는 할머니의 입김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자기 자신과 식솔들의 배를 굶주리면서도 그림을 그리고, 그러면서도 항상 자신이 대성할 것이라고 믿었고, 서슴없이 자신의 믿음을 여기저기 동료 화가들에게서 돈을 꾸며 이야기하고, 그 돈으로 또 그림을 그렸던 클로드 모네(Claud Monet, 18401926)가 떠오른다. 


하여튼 그는 그렇게 스탠포드 대학에서 그림을 시작했다.  그리고 동대학에서 의과를 졸업한 캐리 스탠턴(Carey Stanton)을 만난다.  스탠턴의 아버지는 미국에서 개인 소유 섬들 중 가장 큰 섬인 산타 크루즈 섬(Santa Cruz Island)의 주인이었다.  둘은 좋은 친구로 평생을 지냈고, 스탠턴은 산타 크루즈 섬과 연관된 디벤콘의 그림들을 소장하게 되었다.  그 그림들이 지금 열리고 있는 캔털 아츠 센터의 한 전시이다.  그림들은 여러 방면으로 헨리 마티스(
Henri Matisse, 1869 – 1954)의 영향을 담고 있다.


캔털 아츠 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나머지 하나의 전시는 종이에 표현된 디벤콘의 그림들이다.  개인적으로 이 전시가 앞에 언급한 것보다 매력적이었던 두 가지 이유는, 첫째 그림들이 이야기(narrative)를 담고 있지 않아서이고, 둘째 그림들이 전적으로 작가에 의해 발명된 독창적인 시각언어로 구성되어 있어서다.


그리고
전시 외에 상설 전시장에 디벤콘의 그림 점이 있다.  점은 디벤콘과 함께 그림을 그렸던 베이 지역 화가들의 그림들과 함께 자리잡고 있어서, 1950년대 베이 지역의 화가들이 어떤 그림을 그렸는 맛을 있다.


앞서
언급했듯 캔털 아츠 센터의 문은 아무 부담 없이 있다.  , 문은 , 화요일에는 열리지 않는다.  

8/3/2008

사용자 삽입 이미지

Wall Street New York, Layla Fannucci, 69 X 50inches, Oil on Canvas


갤러리에서 전시를 하게 되면, 전시를 축하하는 리셉션에 참가하게 된다.  리셉션은 전시가 시작되는 주의 어느 하루 저녁 무렵으로 정해지기 쉽상이다.  갤러리에 찾아오는 관람객들은 천차만별이고 화가들도 마찬가지다.  리셉션을 기준으로 따지자면 종류의 화가들이 있을 있다.  리셉션을 즐기는 화가, 리셉션을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화가, 리셉션에서 술에 취하는 화가.  

                   화가 혼자서 개인전을 경우에 만나게 되는 사람들은 대부분 관람객들이다.  여러 명의 화가들이 모여 그룹전을 하는 경우에는 관람객들과 이야기하는 시간보다 다른 화가들과 이야기하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7 19 오후 4시부터 8시까지의 리셉션으로 시작된 도시 재확인(Urban Reclamation)전은 와인 컨츄리로 유명한 새인트 헬레나(St. Helena) 위치한 크리스토퍼 갤러리(Christopher Hill Gallery)에서 동안 계속된다.  전시는 일곱 명의 화가들의 그림으로 이루어진다:  래이라 화누찌(Layla Fannucci), 노부히토 타나카(Nobuhito Tanaka), 그렉 간디(Gregory Gandy), 제임스 암스트롱(James Armstrong), 제레미 머피(Jeremy Murphy), 리차드 스태포드(Richard Stafford), 김정한(Jung Han Kim).

                   새인트 헬레나에 도착한 시각은 4 정도였다.  4부터 8까지 4시간 동안을 사람들과 떠드는 것보다는 30 정도 새인트 헬레나에 가면 잊지 않고 찾아가는 테일러스 리프레쉬먼트(Taylor’s Refreshment) 들러 출출한 속을 텍사스 버거와 마늘 후렌치 후라이즈로 다스려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갤러리에 도착한 시간은 4 40, 갤러리에서 블락 떨어진 곳에 주차를 하고 갤러리 뒷문을 두들겼다.  뒷문은 주차한 곳에 가깝고 그곳을 통과하면 갤러리 관계자인 듯한 느낌이 든다.  잠겨있는 뒷문을 두들기니 갤러리 주인, 크리스토퍼 힐이 직접 문을 열며 반긴다.  뒷문은 갤러리 창고로 향해있고 창고에는 수많은 그림들이 가지런하게 꽂혀져 있다.  그리고 구석에 팔려져 주인을 찾아 나갈 그림들만 따로 모아져 있다.

                   창고을 지나 전시장에 고개를 내밀자 래이라 화누찌가 보인다.  넉넉한 몸짓에 커다란 미소, 갈색 머리의 화누찌는 구면이다.  새인트 헬레나에 사는 그녀는 전직 수영 선생이었는 그림을 사러 돌아다니다가 자기 마음에 드는 그림이 없어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단다.  서로 웹사이트를 교환하고 다른 많은 사람들이 그런 것처럼 이런 저런 가족과 친지 이야기를 한다.  그러다 그녀가 자기 그림을 사진 찍어주는 남자 이야기를 해준다: 해리어트(Chick Harrity).  처음 헤리어트을 만났을 이름을 듣고 깔깔대고 웃었다는 에피소드로 시작된 이야기는 그가 명의 미국 대통령 얼굴 사진을 찍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포토저널리즘으로 유명했던 라이프 지에 실린 사진 장으로 이어진다.  베트남 전쟁 시기에 작은 상자 안에 담겨진 살짜리 아기의 사진 .  사진을 계기로 아기는 미국인 부부에게 입양되고, 자라난다.  그리고 백악관에서 계획한 공로상을 헤리어트에게 전해주는 사람이 된다.

                   갤러리에서 준비한 와인 바에 들러 잔째 와인을 마시며, 평소에도 친한 노부히토 타나카와 다음 주에 다크 나이트를 같이 보러가자는 이야기를 하고 있을 힐이 그림 앞에서 손짓을 한다.  그의 옆에 노부부가 서있다.  얼른 와서 하라는 것이다.  노부부에게 소개되고 그림에 대해서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어떻게 이런 그림을 그리게 되었고, 작업 과정은 이러 저러하다 .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클랜트 뮤지엄 오브 캘리포니아에 전시된 1950년대의 쿨한 가구들.



1969년에 문을 연 오클랜드 뮤지엄 오브 캘리포니아 (The Oakland Museum of California)를 정원에서 바라보며 입구를 향해 계단을 따라 올라간다. 뮤지엄의 이층과 삼층의 갤러리들에서 정원 쪽으로 아주 길게 튀어나온 테라스들이 생소해서 인상적인 건물이다.  테라스들 때문에 뮤지엄 입구가 상대적으로 깊숙한 곳에 자리 잡혀있는 듯하다, 동굴처럼.  그래서 중국의 고비 사막 입구 절벽에 돈황 동굴이 연상된다.  돈황 동굴 안의 벽화들이 불교 문화에 대한 호기심을 북돋듯 뮤지엄 이층에서 열리고 있는 쿨의 탄생: 20 세기 중반 캘리포니아 예술, 디자인 그리고 문화(Birth of the Cool: California Art, Design and Culture at Midcenture) 전은 1950년대 LA를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남가주의 문화적 기후를 조명하고 있다.

           8 17일까지 계속되는 전시는 미국 내 그리고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져 있는 1950년대 뉴욕을 중심으로 형성되었던 이스트 코스트의 추상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둡게 조명되고 있는 웨스트 코스트의 딱딱한-가장자리 그림들(Hard-edge painting)을 담는다.     칼 벤자민(Karl Benjamin), 로져 훼이텔슨(Lorser Feitelson), 휘레데릭 해멀스레이(Frederick Hammersley), 존 맥라흐린(John McLaughlin) 과 헬렌 룬디벌그(Helen Lundeberg)의 그림들은 단순한 색과 면, 그리고 강하게 끝나는 면의 가장자리에서 퍼져나오는 다분히 시적인 감정들에 대한 공부들이다.  공부들은 화가들의 쿨한 상상력에서 시작된다.  화가들의 현실에서 상상들을 극명하게 단순한 색과 면으로 구체화 한다.  색과 면은 독창적인 느낌의 깊이와 납작함을 쉽고 간단하게 그래서 더 단단하게 쌓아낸다.  이런 모습은 추상표현주의의 피부 바로 밑까지 가득한 긴장감과 뒤로 물러나지 않는 조절되지 않는 떨림들과 대조적이다. 

           이쯤에서 딱딱한-가장자리 그림들의 상상력을 바라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그것은 남가주의 무겁고 진한 햇볕, 느긋한 라이프 스타일, 이차 대전 후의 피곤함, 마일즈 데이비스(Miles Davis)를 필두로 한 쿨 재즈(cool jazz)가 뒤범벅되어 숙성된 것이다.  의심할 여지없이 그것이 1950년대 남가주의 문화적 기후이고 정체성이다.  그리고 문화는 건축가들, 디자이너들, 영화 제작자들에게도 여지없이 전염된다.  그래서 딱딱한-가장가리 그림들에서 느껴지는, 단순한 면과 색으로 쌓여진 깊이와 납작함을 바탕으로 하는 구조 안에서 배어나는 독창적이고 시적 기운과 느낌은 1950년대 할리우드 언덕의 건축물들, 가구들, 그리고 당시의 재즈 아티스트들-데이브 브루벸(Dave Brubeck), 준 크리스티(June Christy), 멜 루이스(Mel Lewis), 셀리 매니(Shelly Manne), 제랄드 무리건(Gerald Mulligan), 아트 페펄(Art Pepper), 소니 롤린스(Sonny Rollins) -의 사진들과 지금은 사라진 엘피 앨범(LP album)들에서 공통분모적으로 발견된다.  이 발견은 전시를 기획한 오랜지 카운티 뮤지엄 오브 아트(Orange County Museum of Art)에 의해 계획된 것이다.  그리니 다른 말로 하자면 전시는 오랜지 카운티 뮤지엄 오브 아트가 이야기하는 쿨이란 무엇인가?”이다.  이 질문은 2008년의 여름의 관람객과 1950년대의 문화 사이에서 나누어지는 대화이다.  1961년에 쓰여진 칼(E.H. Carr)역사는 무엇인가 의 유명한 한 구절처럼 말이다: 역사는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다.

 
2008/7/6

'그림들 > sf 중앙일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리차드 디벤콘  (0) 2008.08.04
새인트 헬레나에서 있었던 그룹전 리셉션  (0) 2008.07.22
여성 화가들  (0) 2008.06.23
Contemporary Jewish Museum opens on June 8th in S.F.  (0) 2008.06.10
미술 잡지들  (0) 2008.0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