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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2007.02.03 얼굴들
  3. 2007.01.31 다양한 모델들

상상과 창조

그림들/sf 중앙일보 2007. 2. 12. 01:34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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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너, The Grand Canal, Venice , 1835
Oil on canvas
36 x 48 1/8 in. (91.4 x 122.2 cm)

아버지의 , 월드컵의 열풍에 휘말려, 전시 준비로 바빠야 하는 시간에, 텔레비전을 바라보며 과자를 까먹고 있었다. 토고전 천수, 안정환의 골에 그랬듯이, 프랑스전 박지성 동점 골에 소파를 박차고 일어났다. 주먹을 불끈 쥐고 하늘을 찔렀다. 힘차게 박수를 쳤다. 속이 시원했다. 대한민국! 대한민국! 물론 이때 브라질과 오스트레일리아의 경기 방영되었던 브라질 선수 로날디노의 모습에 입이 벌어졌던 기억은 전혀 없다.

              브라질의 스타 로날디노. ‘ 저런 사람이 있어? 어떻게 저렇게 공하고 혼연일체가 되어서 생전 듣지도 보지도 못하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거지?’ 하고 있는데, 해설자의 말이 뒤통수를 친다. “굉장한 상상력이고 창조적인 움직임입니다.” 그렇다. 충격적인 로날디노의 움직임은 상상력에서 시작된 것이었다. 그리고 상상력은 끊임없는 연습으로 얻은 움직임으로, 현실에 창조되었다. 상상력과 창조력은 예술가들만의 독점물이 아니다. 그러니 당연하게 충격이 생소하지 않다. 영국이 자랑하는 화가 터너 (Turner, John Mallord William 1775-1851) 풍경화를 책에서 처음 봤을 때도 그랬다. ‘어디서 저런 하늘을 봤기에 저렇게 그릴 있는 걸까?’

어려서 어머니를 여의고, 아버지에게 읽는 것을 배운 것이 교육의 전부였던 터너. 살의 그가 그린 그림들은 아버지의 이발소 창에 최초로 전시되었다. 그의 그림들을 거침없이 새로운 무대의 막들을 올렸다. 15세에 로얄 아카데미에 그림을 전시했다. 영광이었다. 18세에 스튜디오 열쇠를 주머니에 넣었다. 20세에 그림 인쇄업자들의 수요로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다. 쫄쫄 굶으며 동시대를 걷다 지나간 수많은 화가들에 비하면 예외적이었다. 그러니 그가 사후 남겨질 막대한 유산을 등이 휘어가는 화가들을 위해 사용되길 바랬던 것도 쉽게 이해가 된다. 비록 괴짜로 그림 팔기를 거부하고, 홀로 평생을 여행길에 몸을 실으며, 동안 사라졌다 나타나고, 친구도 없이 인생을 그려갔지만, 다른 화가에 대한 동정과 연민은 피할 없었던 하다.

터너의 창조력은 많은 화가들이 그랬듯이, 티션(Titian, 1485-1576) 렘브란트(Rembrant van Rijn, 1606-1669) 거장들의 그림을 배우면서 자라났다. 그의 상상력은 없이 많은 철학자들이 그랬듯이, 자연을 관찰하면서 공고해졌다. 그의 풍경화에 펼쳐지는 빛과 색은 이탈리아의 베니스, 로마, 나폴리의 찬란한 볕에 빚진다. 1830년대 이후 드디어 그는 사물의 모습과 형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진다. 결과, 색에 대한 그의 상상은 사물들의 모습과 형상을 색의 조화로 변조시켰고, 캔버스에 번졌다. 터너의 천재성이 꽃을 피운 것이다. 그리고 터너 이전의 화가들에게서는 없었던 추상에 대한 느낌이 캔버스에 잉태되었다. 20세기 초반 추상표현주의 작가 로스코 (Mark Rothko, 1903-1970) 그림들이 가능했던 이유가 거기에 있다.

터너의 그림들은 칼라로 보아야 맛이 난다. 시간 나실 인터넷에 접속하셔서 http://www.artchive.com/ftp_site.htm 가신 화면 왼쪽에 주욱 알파벳순으로 서있는 수많은 화가들의 이름들 터너(Turner) 클릭해 보시길.


2006년 6월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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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굴들

그림들/sf 중앙일보 2007. 2. 3. 14:52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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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수근, 모자 ,
1961년,캔버스에 유채, 45.5×38Cm



20
개월이 , 열쇠 꾸러미를 들고 구석 구석을 돌아다니다, 소파에 늘어져 NBA 플레이오프에 넋이 빠져있는 아빠에게 열쇠 꾸러미를 건네준다. 실증이 게다. 건네주다 눈이 맞는다. 둘이 빙그레 웃음을 주고 받는다. 바람이 불어서 나뭇가지가 흔들리면, 인사로 받아 나무에게 손을 흔들어주는 딸의 순수함이 해맑다. 텔레비전에는 사이가 벌어진 피닉스 선스 농구선수 스티브 네쉬가 땀에 젖어 얼굴에 달라붙은 머리를 거듭해서 손가락으로 가른다.

루이스 . 일요일 조기 축구 모임, 그는 담배로 시작해서 축구로 넘어갔고 담배를 물고 사라졌다. 설렁거리다 공을 잡으면 재지던 그의 . 축구 담배 연기 너머로 느긋한 미소는 지난 속으로 들어가 버렸다. 축구 경기 어처구니 없는 심장마미. 고인의 명복과 남은 식구들의 평안을 빈다. 사람들이 없는 영역으로 넘어간 그의 영혼. 종교화에 그려지는 얼굴들을 마주 대하고 있을까? 예수님. 부처. 가네쉬. 많은 신들과 성인들의 얼굴들.  

돌아가신 할머니와 어린 누이들, 파마로 사촌 까불이 누나가 곱게 차려 입고 건넛방 처마 툇마루에 햇볕을 안고 찍은 사진 . 닳은 사진 할머니는 뭐가 수줍으신지 입을 가리시고 웃음을 지으시고 누이들은 활짝 웃음을 피웠다. 까불이 누나는 우아하게 미소를 짖고 있다. 별명이 무색하다. 언젠가 사진으로 그림을 시작했었다. 그림의 마무리는 없었고, 그리다만 그림을 어디다가 두었더라.

황량하게 말라 누런 잔디 들판, 여인은 쓰러지듯 곳에서 언덕 위를 바라본다. 언덕 위의 채의 집들은 멀리 있고, 과거에 있다. 그림, 크리스티나의 세계(Christina's World). 그림의 화가 앤드류 웨이스(Andrew Wyeth) 생존하는 미국 화가들 가장 유명한 사람들 명이다. 3 29일에 필라델피아 뮤지엄 오브 아트에서 기억과 마술(Memory and Magic)이라는 제목으로 시작된 그의 전시는 7 16일까지 이어진다. 보물섬(Treasure Island) 일러스트레이터이자 화가 . . 웨이스(N.C. Wyeth) 슬하에서 자라난 앤드류 웨이스의 그림은 가을의 기억들처럼 건조하고 서늘하며 선명하다.

기억과 사진은 둘로 나뉘지 않는다. 사진첩은 접혀진 개인의 기억이다. 묵은 타임즈지 표지 얼굴들, 티비 가이드의 표지 얼굴들에 묻혀져있는 대중의 기억이다. 사진들은 커다랗고 무겁던 검은 상자에 담긴 필름에서 해방되어 손바닥보다 작은 디지털 카메라며 무선 전화기에서 솟아난다. 그것들은 컴퓨터로 현상되어 인터넷으로 날아다닌다. 어린 딸의 사진은 태평양을 쉽게 건넌다. 그렇게 개인의 기억은 번의 클릭으로 타인에게 전이된다.

처는 딸아이 사진 찍기를 먹듯 한다. 둘의 얼굴은 항상 붙어있다. 기어 다니지도 못해서, 뉘어져 바둥거리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 둘이 손을 잡고 걸어 다닌다. 간혹 모녀가 자고 있는 모습이 보인다. 괜찮다. 화가 박수근 그림 모자 떠오른다. 투박한 질감에 그려지는 덤덤한 선들. 그의 그림들은 순박한 일상에 배겨진 아름다움에 대한 웅얼거림이다.

거창하게, 신이 만들고 만드는 수많은 어린 아이들의 얼굴들. 위로 겹쳐지는 생활, 교육, 선택들. 속에서 자라나고 변해가는 얼굴들. 아름다움에 대해서, 변화에 대해서, 나의 얼굴에 대해서, 거울을 바라보며 물어본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얼굴들이 얼굴에 겹쳐지나?

 

http://today072.new21.org/


2006년 5월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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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모델들

그림들/sf 중앙일보 2007. 1. 31. 07:35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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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 트래이시, 스케치북에 목탄.




 

시간 강사로 들락거리는 대학 교직원 라운지에는 신세가 비슷한 시간강사 화가들이 바글거리고, 옆으로 모델들이 바쁘다. 화가들도 여러 종류고 모델들도 독특한 이들이 있다. 샌프란시스코로, 전세계 각국에서 새로운 생활을 찾아온 사람들이 그들이다.

영국에서 건너온 크지 않은 체구에 나이가 들어 머리가 벗겨졌지만 씽씽 세계를 여행하며 인생을 즐기는 로이드. 그의 전설 같은 이야기. 10 전에 늑대를 끌고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압수 당했단다. 그의 이야기는 쉽게 늑대도 길들일 있다는 사람들이 믿는다는 조소로 마무리 된다. 믿거나 말거나.  

이탈리아에서 크라우디오는 이런 저런 행사에 기타를 치고, 편으로는 모델로 생활한다. 전에는 기타를 치는 모습을 그려달라는 주문을 했다. 친분이 있어서 저렴하게 그려주겠다 하니 좋아한다. 당장은 좋은 기타를 사서 돈이 모자라 조금 있다가 부탁을 하겠단다.

트래이시는 말랐다. 거식증. 처음 봤을 때에는 사람하고 부딪치면 큰일 나겠다 싶었다. 너무 말라서 세게 부딪치면 바스러질 같아서였다. 2월에 바니쉬 화인 아트 갤러리(Varnish fine art gallery, 77 Natoma St, San Francisco)에서 있었던 필자의 전시를 보고 축하해줬던 그녀. 항상 빨간 머리띠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코트를 입고 다닌다. 새로운 보는 것을 즐긴다. 많은 말들 대부분이 전시의 그림, 전시의 조각이다.

일전에는 갤러리 앵그림(Gallery Paule Anglim, 14 Geary St, San Francisco)에서 전시되고 있는 데보라 버터필드(Deborah Butterfield) 조각들을 봤냐고 물어온다. 실제 크기의 조각들은 미리 준비된 스케치나 작은 준비 조각 없이 나무들과 금속 조각들로 엮어져 있다. 즉흥적이고 우연한 구성들이 결연히 겹쳐져 말을 형상한다. 형상과 형상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의 독창성이 충격적이다. 사조와 운동에 눈을 두지 않은 30년을 작업한 버터필드의 지명도는 높다. 작품들이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the Metropolitan Museum in New York)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the Art Institute of Chicago) 등에 소장되어 있다.

새로운 것을 이야기할 트래이시의 눈은 반짝거린다. 새로운 것을 보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은 열려있는 자아로 향한 신선한 호흡이다. 반복되는 생활 패턴의 그어진 사고방식에 틈을 열어준다. 시각적 충격으로 가슴 깊이 파고든다. 마무리는 보는 이의 취향에 따른다.

샌프란시스코 다운 타운에 있는 많은 갤러리들 현대 미술을 관람하고 싶다면 기어리(Geary St) 마켓(Market St)에서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근처에서 품을 시작해서 기어리(Geary St) 따라 유니온 스퀘어(Union square)쪽으로 걸어본다. 갤러리 간판들이 많다. 갤러리들 중의 곳에서라도 새로운 시각적 충격을 느낀다면 성공적이다. 충격 이후 그에 대한 반사가 뒤따른다. 관객은 충격에 마음을 실을 것인가 문을 닫을 것인가를 결정한다.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3초를 머물지 않는다. 충격의 맛이 달면 작품 앞에 주저 앉아 감상에 침전한다.


http://www.gallerypauleanglim.com/index.html


2006년 5월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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