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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1.29 화가의 얼굴 2
  2. 2007.01.29 불꽃의 혼
  3. 2007.01.26 현실은 그림보다 공교롭다

화가의 얼굴

그림들/sf 중앙일보 2007. 1. 29. 06:58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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렘브란트

 

 

 

말썽쟁이 아들의 장래를 바라보시며, 70년대 , 배제, 경기, 경복 고등학교가 근처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서대문으로 이사를 단행하셨던 어머니. 안타깝게도 경기, 배제 고등학교는 아들이 고등학교 진학하기 전에 강남으로 이사를 가버렸다.  설상가상 아들은 험하기로 유명한 중동 중학교로 추첨 입학했다. 동문간의 의리가 돈독한 이유가 학교를 힘들게 다녀서 그런 아닐까 싶기도 하다. 해병대가 영원한 해병대처럼. 학교는 아들을 졸업시키고, 다음 해에 농담처럼 강남으로 이사를 했다.

 

아들이 친구들과 떡볶이며 순대를 사먹으며 희희낙낙 거리며 돌아다니던, 영천 시장 독립문은 일제 식민지 시절의 투사들의 상징물이었다. 시대는 변했고, 차량 통행이 독립 정신의 상징보다 중요해졌다. 금화터널을 만들기 위해 독립문이 무악고개 쪽으로 이전됐다. 이전되는 것도 서러웠을 텐데, 장기 이식하듯 문의 안쪽 보이는 곳의 돌들이 빼돌려 졌다. 이전 다리 밑에서 위쪽을 바라보다, 문에 걸맞지 앉는 새빨간 벽돌들을 발견하고 얼마나 기가 막혔던지. 지금도 누가 범인인지 궁금하다.

 

독립문과 사직터널 사이에 자리잡은 운동장 좁은 대신고등학교로 추첨되었을 기분이 그랬던 것은 경복고등학교에서 고등학교입시를 봐서였다. 이래저래 기분이 그러셨을 부모님들에게 고교 이과 2학년 여름방학에 아들은 미술대학에 가겠다는 폭탄선언을 했다. 육이오 동란을 몸소 겪은 부모님들에게 그림쟁이 혹은 환쟁이는 굶기 좋은 직업이었다. 얼마나 속이 상하셨을까? 자식이기는 부모가 드문 탓에 아들은 미대로 진학하고 시대는 변했다. 물론 틀린 말이 없다라는 명제는 아직도 유효하다. 다행스럽게 당시 부모님들 생각과 약간 다르게, 아들은 매끼를 꼬박꼬박 챙기며 미국에서 그림을 그리고 있다.

 

미국과 한국의 그림 시장과 시스템은 차이가 있다. 한국의 화가들은 아직도 학연과 지연에 많은 영향을 받는 하다. 그들은 전시를 하기 위해 갤러리를 돈을 주고 임대한다. 전시 벽에 붙은 그림 밑에는 가격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의 화가들은 돈을 주고 전시하지 않는다. 학연과 지연이 중요하지만 필수 요건은 아니다. 그림을 보고 갤러리에서 같이 일을 것인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그림을 좋아하는 갤러리와 일을 하면 전시를 기회를 얻을 있다. 임대료는 없다. 홍보의 대부분도 갤러리가 책임진다. 그도 그럴 것이 그림을 팔면 가격의 반을 갤러리가 가져가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머지 반은 화가에게 돌아온다. 그래서 그림 가격을 책정하는 것도 화가의 중요한 결정 중의 하나이다. 당연히 그림의 가격이 전시되는 그림 밑이나, 전시 그림 목록에 낀다. 그래서 그림을 사는 사람들이 관람과 동시에 투자를 생각한다. 나가는 작가의 그림들은 가격이 은행 금리보다 높게 오르기도 하기 때문이다.

 

이쯤 되면 세속을 벗어나 인간 정신의 본연을 꿰뚫는 그림이란 어디 있지 하는 회의가 일어나기 충분하다. 회의의 답은 간단하다. 화가도 인간이니 먹어야 산다. 미켈란젤로, 레오나르도 다빈치, 렘브란트 같은 거장들도 그림으로 밥을 벌었다. 화가들이 이름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이런 저런 이유로 예나 지금이나 낯설지 않다. 이름난 렘브란트의 그림들 300 만에 발견된 28 자화상은 2003년에 1 1백만 불에 거래되었다.

 

4월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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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꽃의 혼

그림들/sf 중앙일보 2007. 1. 29. 06:56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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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호

 

 

31일 중 25일 동안 비가 내려, 102년 동안의 기록을 갱신한 3월이 지났다. 4월에는 좀 나아지겠지 했지만, 오늘 아침 내린 비로 일주일에 한 번 하는 일요일 조기 축구 재미도 못 봤다. 비 때문에 징징거리지 말아야지 해도, 시애틀보다 비가 더 많이 내리는 샌프란시스코라면, 비싼 월세며 물가를 감당하는 맛이 덜하다. 그나마 기분을 풀어주는 건, 처가 오랜만에 끓여준 김치찌개. 싸구려 대학 시간 강사 임금에 가끔 팔리는 그림으로 생활을 만들어가는 화가에게 미국인들의 외식 문화가 쉽게 걸맞아 주지 않는다. 불평 없이 맛있는 음식 만들어주고 절약하며 생활하는 처에게 고마울 다름.

 

며칠 전에 아시안 아트 뮤지엄에 들렀다, 비는 당연한 듯 내렸고. 뮤지엄은 샌프란시스코 시청과 씨빅 센터 플라자를 사이에 두고 자리잡고 있다. 씨빅 센터 역에서 내리기 전, 바트에 앉아 손에 주워진 전단지를 읽었다. 가끔 시청 앞 씨빅 센터 플라자에서 중국 사람들 대다수에 백인들 몇이 끼어서 법륜공 모임을 하는, 느릿느릿 팔 다리를 허우적거리는 모습을 본 사람이 나만은 아닐 듯 싶다. 중국에 살며 법륜공을 하는 사람들이 공산주의 정부에 의해 탄압을 받고 있다는 고발이 적나라하게 늘어져있는 종이 쪽지. 신빙성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쪽지 위의 탄압은 정도가 악랄하다. 역에서 나와 뮤지엄으로 향하는 길, 뮤지엄 옆 지붕 아래 노숙자들이 삼삼오오 모였다. 볕 좋은 날이 면 풀풀 흘러오는 그 사람들 악취가 비 때문에 가려진다. 비가 좋은 일도 한다.

 

뮤지엄은 에버리 브룬데이지(Avery Brundage)의 소장품들을 기초로 골든 게이트 공원 안에1966 6 10에 서 개장했다.  2001년 10월 7 그곳은 폐문, 2003년 3월 20 새집 문이 열렸다. 입구 옆, 종문씨 얼굴 조각이 자리잡고 있는 이유는, 이곳이 아시안 예술과 문화 이종문 센터라고 불리는 이유와 같다. 일천육백만 불 기부. 성인 입장료 10불을 내며 왜 이곳은 학생 할인은 있고, 선생님 할인은 없나 하는 사람도 있는데.

 

뮤지엄은 미국 내 최대 아시안 미술품 소장을 자랑한다. 샌프란시스코답다. 슬그머니 입 꼬리가 올라가며, 기분이 풀어지고, 세계에서 제일 큰 아시안 뮤지엄이 아닐까 해본다. 108개 한국 현대 도자기들이 놓여진  불꽃의 혼전시는 3월말에 시작, 5 21일까지 이어진다. 전통과 현대의 그림자가 겹쳐진 공간에서 생활하는 작가들의 모습이 도자기들에서 우러나온다. 사발 종기에 막걸리 받아 마시고, 김치 한 조각 찢어먹는 아저씨들, 안방 구석 할머니 요강이며, 아버지 붓 글씨 쓰실 때 사용하던 연적은 어디로 갔나, 별 생각이 다 떠오른. 우리 도자기들, 멀리서 보니 옛날 생각을 불러일으키고, 반갑고 좋다.

 

뉴욕에 메트로폴리탄 뮤지엄과 모던 아트 뮤지엄이 있다면, 샌프란시스코에는 아시안 아트 뮤지엄이 있다. 뮤지엄 일, , 삼 층을 천천히 감상하면10불이 싸다.  아직 들러보시지 않은 분들은 비가 와도 꼭 한 번 가족들과 가보시길. 김치찌개 끓여주는 처의 손을 꼭 잡고 돌아다녀 본 게 언제 적이었더라.

 

http://www.asianart.org/


4월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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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그림보다 공교롭다

그림들/sf 중앙일보 2007. 1. 26. 14:53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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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자콥슨(Rodger Jacobson)

숙고(Ponder)

철용접(Welded Steel)

2001



옛날 옛적,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기준으로, 화가로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자신의 내면 깊숙이 숨어있는 무엇인가를 쫓아 표현한다는 것이었다. 추상표현주의(Abstract Expressionism). 잭슨 폴락, 윌리엄 드쿠닝, 마크 로스코가 선두에서 맹렬히 달렸다. 크리틱 클레멘트 그린버그(Clement Greenberg) 뒤를 봐줬다. 당시 화가들에게 사물의 외면, 예를 들어 사람의 얼굴이나 꽃병을 그린다는 의미 없는 지루한 작업. “카메라가 있는데 하러 그런 그림을 그리냐”, “옛날부터 고리타분하게 해오던 작업방식을 우리가 답습해야 하냐일갈하고, 조소했다.

 

이차 세계 대전을 계기로 열강의 반열에 들어선 미국이 국제사회를 주름잡기 위해서는 유럽의 그것과 다른 미국만의 예술이 필요했다. 예술은 역사와 지리에 반응해왔고, 반응한다. 시대를 열기 위해 새로운 정신을 표현하는 예술은 필수다. 새로운 정신은 새로운 문화다. 새로운 문화는 새로운 생활 방식을 창조하고 전의 문화를 집어 삼킨다. 미국 문화를 답습하는 세계 국가들의 문화가 예다. 20세기 , 식민지 사회들에서 일어났던 현상 가장 대표적인 것이 문화 이식이다. 추상표현주의는 20세기 중반 미국이 발명해낸 당시의 첨단 문화였다.   주의는 1940년대에 시작되어 50년대부터 시대를 주름잡았고, 6, 70년대 미국 미술 대학에서 사물의 겉모습을 위주로 그림을 그리는 리얼리즘과 내츄럴리즘을 몰아냈다. 이는 리얼리즘과 내츄럴리즘으로 대두되는 유럽의 그림과의 결별 선언이었고, 미국화가들이 그림세계를 주도하는 계기로 작용했다.

 

거센 문화의 파도 , 1950년대 한국은 625전쟁으로 황폐해가고 있었고, 베이 지역 화가 데이비드 (David Park) 붓은 사람을 그려냈다. 박이 인체를 다루기 , 추상화들을 마을 쓰레기장에 버린 일화는 전설이다. 당시 그의 그림에 대해 거센 논란은 당연지사. 그를 따라 추상표현주의에서 탈피하는 화가들이 나타났다:  엘머 비쉬코후(Elmer Bischoff), 리차드 디벤코른( Richard Diebenkorn). 베이 지역 인체 운동 (Bay Area Figurative movement) 형성되었다. 지금은 운동의 번째 세대들이 베이 지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후로쉰(Kim Froshin) 대표적인 작가이다. 이스트 코스트에 독립적인 웨스트 코스트의 움직임이니 베이 지역 작가들에겐 자부심이다.

 

머리나 빌라버드(Marina Blvd) 부캐넌 스트리트(Buchanan St) 자리 잡고 있는 포트 메이슨 센터 빌딩 A 자리한 샌프란시스코 모던 아트 아티스트 갤러리는 인체를 찾아서(Finding the Figure)’라는 제목으로 후로쉰(Kim Froshin), 데이비드 톰브(David Tomb), 미카엘 후램(Michael Fram), 이래나 조롵니츠스키(Elena Zolotnitsky), 데이브 바로나(Dave Balona), 로저 자콥슨(Rodger Jacobson), 디에나 폴브스(Deana Forbes) 작품들을 4 22일까지 전시한다. 갤러리는 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11 30부터 5 10까지 문을 연다. 625전쟁에 미군과 보급품을 보내던 중심 항구 포트 메이슨에서, 전쟁과 같은 시기에 시작된 베이 지역 인체 운동의 영향을 느낄 있는 전시가 열리니, 현실은 그림보다 공교롭다.


3월 200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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