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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화가들

그림들/sf 중앙일보 2008.06.23 14:35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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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rthe Morisot, Cottage Interior, oil on canvas, 1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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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부터 9 28일까지 샌프란시스코 모마(San Francisco Museum of Modern Art)에서 프리다 카로(Frida Kahlo) 전시가, 6 21일부터 9 21일까지 리젼 오브 어너(Legion of Honor)에서 여성 인상주의자들(Women Impressionists) 전시가 열린다.  샌프란시스코의 메이져 뮤지엄들이 2008년의 여름을 여성 작가들의 그림들로 장식한다는 것이 우연일까?

              평론가들과 역사가들이 여성 화가들에게 눈길을 돌리고, 인정하기 시작한 시기는 1970년대부터이다.  프리다 카로 (1907 – 1954) 페인팅들은 그런 움직임 덕분에 그녀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받지 못했던 대중의 관심을 듬뿍 받고 있다.  2002년에는 그녀를 주제로 영화 프리다 선보여 미술 평론가나 역사가들이 아닌 일반인들도 쉽게 그녀가 사고로 평생을 육체적 고통 속에서 지냈고, 그녀의 유명한 예술가 남편이 누구이며, 여자를 좋아했던 남편 덕에 설상가상으로 마음 상하던 그녀 인생 여정의 단면을 알고 있다. 

              여성 인상주의자들 전시는 벌사 모리셑(Bertha Morisot, 1841–1895), 매리 캐섯(Mary Cassatt, 1844–1926), 이바 곤잘레스(Eva Gonzalès, 1849–1883), 매리 브라퀴몬드(Marie Bracquemond1840–1916) 140 점의 페인팅과 드로잉, 판화로 채워진다.  명의 화가들 미국인으로 유일하게 인상주의 운동에 참여했던 매리 캐섯의 인생은 많은 미국인들이 기억하는 이름이다, 그녀를 코믹하게 묘사한 티비 영화도 1999년에 제작되었을 정도니까.  벌사 모리셑은 1874년에 열린 최초의 인상주의 전시에 참여한 유일한 프랑스 여성 화가이다.  이바 곤잘레스는 인상주의의 선두주자로 일컬어지는 에드와르 마네(Edouard Manet) 제자이다.  매리 브라퀴몬드는 생경한 이름이다.  이번 전시에 그녀의 작품 20여점이 선보인다.  그리고 에바 곤잘레스의 작품이 15점이니, 이번 전시는 벌사 모르셑과 매리 캐섯을 중심으로 구성된 것이다. 

              명의 여성화가의 작품에서 공통점으로 꼽을 있는 것은 작품들에 주제로 등장하는 많은 여성들이다.  남성 인상주의자들의 캔버스들에 간혹 등장하는 여성들과는 대조적인 모습니다.  물론 여자들이 목욕하는 모습과 발레리나를 즐겨 그린 에드가 드가(Edgar Degas) 같은 예외도 있지만.  드가의 그림과 명의 여성화가들이 그린 여성들과의 차이는 심리적인 내면 묘사에 있다.  드가는 여성들을 화면을 구성하는 모양과 (form)으로 표현하는 반면에 여성화가들의 그림에 노출되는 여성들은 풍부한 감정과 심리적인 상태를 드러낸다.  이는 당연하게 여성으로서 여성을 이해하는 폭과 깊이가 남성과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차이일 것이다.  여성을 바라보는 태도도 크게 다르다.  드가의 시선은 관음적이고 환상적이고 카셑의 시선은 현실적인 연민과 온화함이 가득하다.           이쯤에서 이들의 화면에 등장하는 남성들의 모습을 떠올려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이다.  가장 인상적인 남성들의 모습은 매리 브라퀴몬드의 그림에서 보여진다.  그녀가 그리는 남성들은 어둠에 묻혀서 흐려지며 사라지고 있다.  이는 그녀가 아기일 곳으로 떠난 아버지에 대한 감정 때문으로 추측된다. 

              여성 인상주의자들 전시는 대다수 인상주의 화가들의 그림들이 그랬듯이 가볍고 표면적으로 다가오는 시각적인 현상에 대한 집착을 그대로 답습한다.  따라서 생각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시각적인 유희를 만끽할 있는 전시다.  그렇지만 전시를 기획한 사람들은 걸음 나아가려 한다.  전시 도록에 담겨 있는 글들은 여성 인상주의자들의 그림에 담긴 여성들의 모습과 심리를 따라 들어가 분석하며 19세기말 여성들의 사회적, 정치적 위상을 정립하려 한다.  터무니없이 남성과 여성 사이에서 벌어지는 애증의 역사가, 민주당 대통령 경선이 끝나고 시작되는 전시를 따라서 끊임없이 흘러가는 듯하다.

2008년 6월 22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