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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26 와이오밍주 잭슨 홀 호라이즌 갤러리로, 전시여행 03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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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한도(歲寒圖)
추사 김정희

종이에 수묵
23cm x 69.2cm
1844(
헌종 10)

개인 소장



전날 리노에서 포카텔로까지 580마일 가량을 달린 후유증으로 느즈막이 눈이 떠진다. 먼지와 벌레들로 샤워를 듯한 . 텁텁하다. 문을 열고 시동을 건다. 본격적으로 달리기 전에 주린 배를 채우려 들른 레스토랑. 냄새, 햇볕으로 베인 주름 가득한 노인들이 곳곳에 앉아 커피며 케잌을 늘어놓고 먹고 마신다. 가정 주부처럼 푸짐하게 푸근한 웨이트레스들이 지나치며 커피를 부어줄 때면 농담을 던지며 오전을 즐긴다. 

옐로우스톤 국립 공원에 다가갈수록 녹음이 짙어진다. 땅이 높아지고 귀가 멍하다. 위에, 옆에 알뷔(Recreational Vehicle)들과 오토바이 족들이 즐비하다. 승용차로 가득 도시에 살아온 이의 눈에 생소한 모습이다. 가의 주유소들이 샌프란시스코보다 저렴하다.

가볍게 시간 안쪽의 운전으로 공원 서쪽 입구에 옐로우스톤(West Yellowstone)이라는 작은 마을에 도착한다. 관광객들 때문에 생긴 듯한 마을은 가벼운 산보로 이쪽 경계에서 저쪽 경계까지 있을 정도로 아담하다. 우연히 빌린 숙소는 오래된 통나무집이다. 커튼을 치면 집밖의 밤낮을 없다. 에어컨이 없지만 넓은 통나무들이 더위를 쉽게 차단한다. 서늘하기가 생각보다 심해서, 집의 나이를 생각하니 으스스하다. 한옥이나 서양 집이나 오래된 집은 과거와 영혼을 가지고 있는 하다. 집안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잠을 청하고 상상할 없을 만큼의 생각을 했을까? 현관문을 열면 바로 보이는 울창한 숲이 없는 생각에 마침표를 찍으며 생소하다. 문득 서늘한 집이며 뾰족한 나무들로 세한도 그려진다. '추운 겨울에 소나무와 잣나무의 변함없는 푸르름을 있다 '논어 구절에서 이름 지워진 추사 정희 그림. 추사가 이곳에 묵었다면, 옐로우스톤 공원을 둘러본다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떤 일이 일어날까?

              공원 입장권은 25, 일주일 동안 사용할 있다. 서쪽 입구에서 동북쪽으로 올라간다. 길가에 메마른 쓰러져있는 수많은 나무들. 초원 위에 듬성듬성 누워있는 늪지들. 길옆에 정차하고 야생 동물을 보는 사람들. 찻길 옆을 따라 흐르는 개울에 들어서 송어 낚시를 하고 있는 사람들.

공원은 야생 동물들을 철조망이나 유리벽 없이 직접 마주 대할 있는 기회를 준다. 사슴(moose)들과 들소(bison)들은 쉽게 눈에 띄고, 운이 좋으면(?) 곰도 있단다. 3백여 간헐천이 여기 저기에서 유황 냄새를 풍기고 북미 최대의 산중 호수가 공원 남동쪽에 누워있다.

공원 북부 중간에 자리한 옐로우스톤의 그랜드 캐넌. 조망대까지 차를 몰고가 주차하고, 산책로로 걸어 들어간다. 갑작스런 낭떠러지. 현기증을 뒤로 넘기고 난간 밑을 바라본다. 멀리10 방향과 2 방향에 다른 낭떠러지들이 벌어져 있다. 자연이 커다란 칼로 고원을 깊게 베어냈다. 낭떠러지들 사이 날카롭고 가파르게 파인 계곡의 바닥에 짙은 청자 강물이 새하얀 거품을 일으키며 세차게 흐른다. 절경이다.

              공원을 하루에 둘러본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쯤에서 숙소로 돌아간다. 내일을 계획하고 휴식을 취한다. 아쉽지만 내일 저녁이면 옐로우스톤 공원을 벗어나 그랜드 테턴 국립 공원을 지나 와이오밍 주의 잭슨 시에 도착할 예정. 잭슨 시는 어떤 모습일까? 전화로만 만나던 갤러리 주인이며 갤러리는 어떤 곳일까? 전시는 진행될까? 정적이 무겁게 내려앉는 공원 마을 숙소에서, 목뒤로 긴장과 가벼운 흥분이 교차한다.


2006년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