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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

Homebound,

40x30inches,

oil on linen,


와이오밍 , 잭슨의 갤러리에서 2006 8 18 저녁 6부터 9까지
리셉션.  사뭇 긴장된 5 40 조금 넘어 갤러리 문을 당긴다.  갤러리는
샌프란시스코의 이런 저런 갤러리들보다 규모가 크다.  갤러리 주인
바바라가 갤러리 관계자와 말을 나누다 고개를 돌린다.  웃으며 다가온다. 
그녀의 커다란 벨트가 눈에 들어온다.  독특한 차림새.  예쁘게 포장된
선인장 꽃을 건네 준다.  리셉션을 찾아오는 관람객들에게 아트스트를
알리기 위한 꽃이란다.  캐주얼과 정장 중간의 헐렁한 파란 셔츠에 꽃을 단다.

벽에 붙여진 20 안팎의 그림들이, 내가 그린 그림들이지만 오랜만에
만난 친구처럼 낯설다.  신기하게도 그림들은 각자 그것만의 기운과 분위기를
가지고 생겨난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이 그림의 모든 것을 조절하고
완성할 없다.  그림을 그리는 사람과 하얀 캔버스에서 살아나오는 그림이
함께 하나의 주제로 연주를 하는 같다. 

그림들의 반은 샌프란시스코의 여기 저기를 담고 있고, 나머지 반은
누드들이다.  카우보이와 인디언들로 가득 그림들이 성황을 이루는 잭슨에서
그림들은 색다른 주제를 다룬다.  그러니 이런 저런 그림들을 골라서 파는
비즈니스에 목을 메는 주인이지만, 나름대로 배려와 용단을 수행한다. 

그림은 이상한 것이다.  화가는 촉각을 세우고 자신의 세계를 캔버스에
펼친다.  많은 화가들이 새로운 무엇인가를 지향하고, 그래서 새로운 재료와
주제를 다룬다.  그래도 하늘 아래에 새로운 것은 없거나 흔치 않다.  그렇게
완성된 그림은 뮤지엄이나 갤러리로 옮겨진다.  화가가 부자가 아닌 바에야
자신의 그림을 팔아서 빵을 사야 한다.  팍팍한 빵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빵으로
바뀔 때면 붓끝이 무뎌지기 쉽다.  그러니 자기 관리와 통찰은 필수다.
아니다.  세월이 흘러서 자신이 그린 그림을 바라보면 창피할 때가
대다수다.  옛날에 모르던 것들을 깨닫고 알게 되어 옛날 그림들에서 약한
부분들이 보이기 때문이다.  인상주의 화가 드가(Edgar Degas, 1834-1917)
자신이 예전에 그린 그림들을 되산 까닭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다.  
완벽한 화가라고 일컬어지는 버미어(Johannes Vermeer, 1632-1675)
그림 수가 많지 않은 이유를, 그가 스스로 맘에 들지 않는 그림들을 불태웠기
때문이라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리셉션은 관람객들을 위한 파티다.  관람객은 그림들을 둘러보며
여러 가지 느낌과 생각을 즐긴다.  그것들에 화가의 이야기를 섞을 있다. 
갤러리에 놓여진 스낵과 음료수는 무료다.  리셉션에서 인생은 무료하지 않다.
그림을 수도 있다.  그림을 포기하지 않고 평생 전념할 화가의 그림을 산다면
좋은 투자를 하는 것이다.  혹시라도 화가가 유명해지면 커다란 경제적 이득까지
누릴 있다.   좋은 예가 현존하는 화가들 가장 유명한 화가의 사람인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 1937-) 젊은 시절 여자 친구이다. 호크니가
게이로 컴밍아웃 하기 만나던 그녀. 그녀는 호크니가 망쳤다고 건네준 그림들
개를 보관하고 있다가 백만장자가 된다. 

꽃을 보고 다가온 한국에서 온지 30년이 되었다는 여자분, 하얀 터번을
두르고 나타난 커다란 인도 사람, 잭슨에서 휴가를 보내고 있는 뉴욕커들,
샌프란시스코에서 살다가 잭슨의 풍경에 반해서 이사를 왔다는 커플, 프랑스
여자와 결혼해서 사는 미국 노인, 딸의 미대 진학을 살며시 물어오는 부부,
카우보이 모자와 장화를 신고 등장한 장발의 중년 신사, . 형형색색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시간이 훌쩍 지나가고, 몇몇 그림들은 집을
찾아 떠나간다.  아름다움이라는 가치는 수많은 사람들을 끊임없이 움직인다.




2006년 10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