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의 일상

그림들/sf 중앙일보 2009. 2. 22. 04:24 posted by 긴정한

Josephine Taylor, Bomb Landscape 3. Sumi ink, colored ink and colored pencil on paper. 93 ¾ x 76 ½ inches. Copyright Artist



화가가 얼마나 침울해질 있는 지를 알고 있는 사람들은 별로 없다.  화가는 그가 좋아하거나 말거나, 골목 길가에 쓰레기통을 뒤지는 고양이만큼 혹은 고양이 보다 예민하게 태어난다.  그들은 일년의 태반 이상을 자신들이 만들어가는 그림을 예민하게 쬐려 보고, 한탄하고, 화를 내며 작업실 문을 요란스럽게 닫고 거리로 나간다, 마치 다시는 작업실로 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작업실 밖의 세상에서 화가에게 제일 궁금한 것은 다른 화가들의 작업들이다.  그러니 화가는 그가 살고 있는 도시의 갤러리들이며 뮤지엄들을 들락거리게 된다.  그렇게 발을 옮겨 놓은 갤러리에서 좋은 작품들을 만나게 되면, 다시 가슴이 뜨거워지고, 작업을 하고 싶은 욕구가 느껴진다. 

죠세핀 테일러(Josephine Taylor) 작품들은 종이에 먹과 칼라 잉크, 그리고 하얀 연필로 만들어진다.  그녀의 그림들은 , 체액, 끈으로 연결되는 육체적 관계를 다룬다. 근자에 들어 관계들은 강한 먹색이 지배하는 공간에 자리잡는다.  먹으로 채워진 공간을 벗어난 곳에 단조로운 살색들이 어두워지고 밝아지면서 이목구비, 손가락, 발가락 눈에 익은 모습들을 묘사한다.  이목구비들은 여러 가지 긴장된 감정들을 보여준다. 

그녀 작품의 기둥은 드로잉이다.  그녀는 자신의 드로잉이 가지고 있는, 관객의 관심을 끌어내는 힘을 통해 관객에게 자신의 경험을 전달한다고 이야기한다.  그녀는 경험이 그녀가 자라나면서 느꼈던 사랑과 증오를 쌍으로 하는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당연히 관객으로서 그녀의 그림을 즐길 , 그녀의 이야기는 그림을 이해하는 여러 가지 방법 , 가지 방법일 , 더도 덜도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림들이 가지고 있는 치열함과 농밀함(그것들을 그림에 담아낸 그녀에게 찬사와 경의를!) 이야기로 우려내는 길은 관객들의 몫이다.  그녀의 그림들은 캐더린 클라크 갤러리(Catharine Clark Galley, 150 Minna St. San Francisco) 안쪽에 3 초까지 걸려진다.

갤러리들을 돌아다니고, 친구를 만나며 겨우 며칠이 지나면 화가는 다시 작업실 문을 열고, 그리다만 그림에 눈을 맞추고 고개를 갸우뚱거린다.  그림을 그리면 좀이 쑤시는 것이다.  신이 내린 무당이 굿을 안하면 몸이 쑤시는 것처럼 말이다. 

            침울한 시간들로 작업실이 홍수지는 것만은 아니다.  그림을 그리고 그리다가 보면 아주 간혹 그림에 몰입되어 황홀한 순간이 찾아온다. 일년에 정도.  순간만큼은 세상 누구도 부럽지 않다.  그리고 순간이 담겨진 그림은 명화라고 확신한다.  그런데 순간도 , 달이 지나, 순간이 담겨진 그림을 보면, 단순한 자아도취였을 경우가 많다.  황당함은 누구한테 하소연할 수도 없다.  이해해주는 사람이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혼자 씁쓸해지기 쉽상이다.  이런 경험을 번하고 화가에게, 센트 고흐(Vincent Van Gogh) 인생을 이해하는 것이 그렇게 힘든 일이 아니다.  단지 테오 고흐 같은 사람은 자신의 인생에 어디 있을까한다. 

            그런 여러 가지 경험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재능과 그림에 확신을 유지할 있는 화가들은 계속해서 끊임없이 작업실 문을 연다.  세계 경제가 불황이라도 문을 연다.  급작스럽게 경매 회사 소더비(Sotheby’s) 주가가 크게 떨어진 , 다른 경매회사 크리스티(Christie’s) 조직 재편, 뉴욕 첼시의 화랑들이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부담스러운 현실이다.  그것이 작업실 문을 여는 빈도수를 떨어뜨릴 수는 있겠지만, 문은 계속 열린다. 


2/21/09

김정한, 포트 마일리에서 본 태평양, 20”x60”, 아마포 위에 아크릴릭과 오일 페인츠


년을 넘게 축구를 함께 하던 친구가 며칠 전에 갑자기 샌프란시스코를 떠나 텍사스 주의 댈라스로 이사를 간다고 말을 건네왔다.  동안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만나서 공을 차고 달리고, 게임이 끝나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것들이 당연한 것이라고 여겼던 분명한 , 떠난다는 이야기를 듣고 깜짝 놀란 가슴으로 있다.  (삼 년 전에 축구를 시작했을 때에는, 얼마나 공을 못찼는 지, 어쩌다 패스를 받아서 공이 발 안에 있으면, 혼자서 어쩔 줄 모르다 상대팀 선수에게 그냥 넘겨주고 어떻게 한 번 다시 뺐아 볼까 하면서 무턱대고 달리기만 했었다.  그래도 비슷하게 못하는 친구가 있어서 그냥 저냥 버티며 삼년을 지내왔는데.)  떠난다는 말을 듣기 분전까지만 해도 당연히 언제까지고 매주 일요일 아침마다 축구를 함께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이다. 

              샌프란시스코 시내에서부터 기어리 블라바드(Geary Blvd.) 타고 서쪽으로, 그러니까 샌프란시스코를 구경하는 사람들은 번씩 들려서 절벽 밑으로 시원하고 길게 펼쳐지는 오션 비치를 구경하는 클리프 하우스(Cliff House) 향해서 계속해서 달리다 보면, 어느새 기어리 블라바드가 포인트 로보스 애브뉴(Point Lobos Ave) 바뀌고, 옆의 주택가들은 48(48th Ave.) 마지막으로 보이지 않는다.  48가를 조금 지나면 바로 차길 왼쪽 편에 바다 바위 여관(Sea Rock Inn) 보인다.  그리고 여관 앞의 사거리에서 좌회전해서 엘카미노 델마 (El Camino del Ma St.) 따라 블락 길이 정도의 길을 올라가면 커다란 주차장이 눈에 들어온다.  주차장의 이름은 유에스에스 샌프란시스코 메모리얼 주차장(the USS San Francisco Memorial Parking lot)이다.  주차장 끝에는 쿼터를 집어넣고 금문교를 구경할 있는 망원경이 서너 설치되어있다.  곳이 땅끝 전망대(Land’s End Vista Point)이다.  그리고 망원경들 쪽으로 느긋하게 벤치들이 놓여있고, 왼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골든 게이트 땅머리(Golden Gate Headlands) 눈에 들어온다. 

              전망 좋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면, 수트로 하이츠 공원(Sutro Heights Park), 수트로 배스 유적지(Sutro Bath Ruins), 클리프 하우스(Cliff House), 그리고 골든 케이트 공원의 땅끝(Land’s End) 산책할 있다.  모두가 연방 금문교 국립 휴양지(the federal Golden Gate National Recreational Area ) 일부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대중 교통을 이용하시는 좋아하시는 분들은 뮤니 버스 38번을 타고 포인트 로보스 애브뉴와 기어리 엘카미노 델마 교차로 근처의 정차장에서 내리면 된다. 

              수트로 배스 유적지에 있는 동굴에 들어가 파도가 치는 소리는 몸으로 느끼는 것은 신비스런 경험이다.  그보다 자주 찾아가는 길은 수트로 하이츠 공원 입구부터 동쪽으로 절벽을 따라 산책로이다.  산책로는 리젼 오브 어너(Legion of Honor) 북쪽으로 타고 돌아 1마일 정도 가량 계속된다.  길은 리젼 오브 어너에서부터 포장되어서 내려오는 엘카미노 델마 길과 만나며 끝난다.

              그리 길지 않은 산책로는 여러 가지 경치들을 가지고 있다.  경치들은 인상적이어서 사람에게도 쉽게 잊혀지지 않을 법하다.  여러 가지 핑계와 이유로 길을 다른 사람들과 함께 걸어본 적은 없다.  식구들하고 걸어본 적도 번을 넘지 않는다. 그래도 경치에 흥이 나서 그림을 그리기도 했다.  다행스럽게 기회가 되어 다음 주면 샌프란시스코를 떠나갈 친구와 길을 같이 걸을 있었다. 


1/26/09

“샘과 그 호랑이들” 책 표지. 글: 쥬리어스 레스털, 그림:제리 핑크니



비싼 물가에 빡빡하고 빼곡하게 늘어선 주택들, 온갖 종류(?) 사람들이 섞여서 바글거리고, 맑은 대낮에도 길을 잘못 들면 별의 냄새가 풍겨지는 다운 타운, 그런 다운 타운에 가서 잠깐 주차할 곳을 찾는 다는 지푸라기들 사이에서 바늘 찾는 같은 샌프란시스코를 살아가는 재미들 하나는 샌프란시스코 어디에 살던, 걸어서 있는 거리에 그러니까 지척에 도서관이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아니고, 아내가 살된 아이에게 읽어줄 그림 동화책들은 번에 정도 끊임없이 사오는 것이 아니고, 빌려온다는 것이다.  나는 아내와 번갈아 가면 틈날 마다 그것들을 딸에게 읽어 준다. 

              딸은 함께 그림 동화책 읽는 시간을 좋아한다.  사실인즉 그림 동화책을 읽는 시간을 읽는 시간을 좋아하는 것은 딸뿐이 아니다.  나도 좋아한다.  아내도 좋아하는 같다.  그림 동화책들 속에는 많은 종류의 글과 그림들이 담겨 있다.  책을 열면 우리 주변의 소소한 이야기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예를 들자면 중국 식당의 딤섬이나 한국에서 전학 어린 소녀혹은 엄마와 함께 치과등이 전자이고, “침대에서 뛰다가 아래 층으로 바닥에 구멍을 내고 아래 , 아래 층으로 떨어지는 아이”, “저녁 밥을 먹다가 엄마에게 혼이 나서 자기 방으로 가고, 자기 방에서 괴물들이 살고 있는 땅으로 갔다가, 물론 모든 괴물들의 땅은 아이의 상상이지만, 먹으라는 엄마 목소리를 듣고 다시 자기 방으로 돌아가는 아이”, 그리고 보드 게임을 가지고 놀다가 우주로 날아가는 아이들등이 후자이다.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은 아이에게 커다란 영향을 준다.  예를 들자면 치과를 두려워했던 딸은 엄마와 함께 치과책을 여러 읽은 치과 가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다.  침대에서 뛰는 아이책을 읽은 후로는 서너 정도 침대에서 뛰는 행동을 자제했다.  그래서 나는 딸에게 백설공주”, “신데렐라”, “미녀와 야수류의 책들은 있는 데로 읽어주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아이에게 읽어 주었던 그림 동화책들 중에서 망설임 없이 제일 재미있는 책으로 꼽을 있는 책은 쥴리어스 레스털(Julius Lester) , 제리 핑크니(Jerry Pinkney) 그림의 샘과호랑이들(Sam and the Tigers)이다.  이는 나만의 생각이 아니다.  딸도 아내도 책을 나만큼 좋아한다.  레스털과 핑크니는 아프리칸 아메리칸이고, 그들이 만들어낸 탄탄한 그림 동화책들로 많은 상들을 수상한 사람들이다. 

              책은 경쾌한 재즈 음악이 녹아있는 듯한 글과 탄탄한 상상력으로 색칠된 그림들로 알차서 번은 넘게 읽은 같은 지금도 읽을 때마다 재미를 준다.  그러니 급기야 딸과 나는 책의 주인공인 샘과 호랑이가 주고 받는 대화를 줄줄 외우게 되었다.  이를 깨달은 딸은 하루에 번씩 쪽을 쳐다보면서 호랑이가 하는 말을 던진다: “ 나는 잡아 먹을 꺼야.”  그러면 나는 생각은 별로 좋지 않은데.” 하며 대화를 이어간다.  딸은 대화를 어찌나 좋아하는 시작하면 까르르 웃으면서 번이고 번이고 다섯 번이고 끊임없이 반복한다.  

1/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