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것들'에 해당되는 글 13건

  1. 2007.06.18 2주간의 휴가; 마지막 6
  2. 2007.06.16 노부네 작업실 2
  3. 2007.06.11 to build a rich world system

2주간의 휴가; 마지막

것들 2007. 6. 18. 11:54 posted by 긴정한
사용자 삽입 이미지

샤스타 산(Mt. Shasta, 북 캘리포니아에 있는 산들 중 가장 키가 크다.  4,317미터. 사진에 보이는 길이 5번 고속도로.)

북 밴쿠버에서 1번을 타고 15번으로 꺽어져 국경을 넘어 내려간다.  운이 그랬는지 국경선에서 미국 경찰들이 바글거리는 건물에 들른다.  건물 밖에서 그러니까 여권을 검사하던 흑인 경찰관 아저씨가 별 이유없이(내 생각에는)  오렌지 색 종이에 찍혀져 있는 여러가지 항목 중 "T1"이라는 란에 체크를 하고는 그 건물로 들어가라고 한다.  다시 생각해보니 "어디가쇼?" 할 때 "집에 가요"해서 였을 까?  구체적으로 성의를 보이면서 "네 경관님 샌프란시스코가 집이라서 열심히 조심해서 운전하고 있습니다."가 정답이였을까?  아무도 모르지.  하여튼 주차도 시키는 곳에 성의것 시키고 그 건물, 단층이었던 것 같다,에 발을 들여논다.  문을 열자마자 눈에 끼는 경찰관 아자씨 무리들은 캐나다 경찰관 아자씨 무리와 다르다.

캐나다로 들어가다가 스쳐지게된 빌딩 안, 캐나다 경찰관 아자씨들 무리는 단정하고 깨끗한 하늘색 유니폼에 잘 단련된 체격이 공통적이었다.  유니폼과 비슷한 덩치로 이 아자씨가 그 아자씨, 그 아저씨가 이 아저씨같다.  영국 액센트가 흥미로운 말투는 역시 경찰관 특유의 고압적인 지시투.  그들이 뭉쳐있는 실내 분위기?  뭐 그렇게 떨떠름하지 않다. 

'뭐 캐나다 경찰아자씨들이 있는 빌딩과 비슷하겠지'하고 문을 연 빌딩.  저쪽에 오렌지 색 종이를 들고 있는 사람들이 대 여섯명 정도 줄서있따.  '시간 좀 걸리 겠군'하면서 줄 건너편에 은행 창구 비슷하게 이어진 책상 뒤쪽에 앉아있는 아홉 명 정도의 미국 경찰관 아자씨들 바라본다.  유니폼은 짙은 남색의 유니폼.  이 아자씨들 반은 덩치가 보통사람 두배.  나머지 반은 그 아자씨들 두배다.  모두 단정이나 규율과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  산적들이 마음 고쳐먹고 갈고 닦아서 경찰시험 합격해서 다시 이곳에 모인것 같다.  그러고 보니 목도 딱 좋은 곳이네.  지나가는 행인들이 도망칠 길이 없네.

경찰 일: 양팔 뒤꿈치에 거미줄 문신이 알통에 또 다른 문신을 하고 컴퓨터 모니터를 바라보며 앞에 서있는 사람을 처리한다.  가끔 고개를 들어 줄 서있는 민간인들을 주욱 훝는다.  눈빛이 얼음짱이다.

경찰 이:  긴 얼굴이 가슴에 딱 붙어 있다.  목이 없다.  가슴 둘레는 족히 삼미터 넘어 보인다.  거칠 거칠한 얼굴 피부로 보아 물을 얼굴에 잘 안대는 듯.  얼굴보다 더한 피부의 주먹, 크기가 보통 여자얼굴만하다.  헐.

경찰 삼:  덩치는 경찰 일과 비슷하나 나이가 들어보이는 깎두기 머리 아저씨.  한 사람(민간인) 상담 끝나고 일어나 인자한 웃음(깜짝이다)을 지으신다.  줄 선 사람들에게 다가와 오렌지 종이를 본다.  줄하고 상관없이 툭 한사람을 집어내 자기 책상 앞으로 몰아간다. 

경찰 사: 사십 중반으로 보이는 여경.  금발이 모자 밑으로 무겁게 쳐져내린다.  화장기 없는 매마른 얼굴, 표정은 무덤덤.  덩치는 경찰 일과 같다.  저 아저씨들 사이에선 꽃이다.  

그렇게 반 시간 정도를 이 아저씨가 다가와 오렌지 종이 보여달라면 그러고 저 아저씨가 다가와 또 그러라면 그러면서  줄에 서 있따. . . . 한 두 사람 변호사(흠...)와 같이 들어오는 사람들도 보인다.  아침 일찍 일어나서 신나고 줄기차게 오번을 타고 내려갈 계획에 물이 찰찰 타진다.  레미콘에 물타면 부실공사데, 계획에 물타면 차질.

경찰 아저씨들이 종이를 보고 이 사람 줄(내 뒤에 있었는데)에서 빼가고 저 사람(또 내 뒤에 있는 사람이네)을 빼간다.  아저씨들이 내 종이를 보고 나를 안 뽑는 이유가 무언지 궁금해지면서 왠지 내 종이가 처리하기 곤란해서일까라는 의심이 나기도 한다.  '그럴리가 없지. 아니야'한다.  그러던 중 경찰 사가 뒤에 서있는 사람의 변호사와 한 두마디 던지면서 아자씨들이 사람을 빼가는 이유를 설명한다.  "경찰들이 종이에 있는 문제점을 모두 처리할 수 있는 게 아니야.  어떤 경찰은 어떤 경우를 처리하고 어떤 경찰은 다른 경우를 처리해.  그리고 어떤 경찰은 모든 경우를 처리할 수 있지.  10시가 지나면 경찰들이 더 나올테니 그때는 업무가 좀 더 빨라질꺼야."

한 시간 정도가 흐른다.  경찰 일이 손짓을 한다.  저 아저씨는 피하고 싶었는데. 
"캐나다에 왜 갔어?" 
"얼마나 있었어?"
"거기서 뭐 가지고 나온 거 없어?"
"어디로 가는 거야?"
"영주권 딴지 얼마나 됐어?  곧 시민권 따겠네?"  등 등 묻더니
"저기 가 앉아있어." 한다.

"네."하고 상냥하게 대답하고 경찰들 책상과 줄 서있는 사람들 사이에 있는 나무 의자판에 앉는다.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 지 모르니 영 기분이 흐리다.  10분이 흐른다.

"어이 거기 이리와봐." "네."
"이 종이 가지고 나가서 밖에 있는 경찰 보여주고 집에 가."
"근데 왜 내가 이런 질문을 받았던 거줘?" 하고 물러보려다가 "네, 감사합니다. 좋은 하루 보내세요" 하고 재게 종이 받아서 건물을 나간다.  나가자 마자 기다리고 있던 매처럼 다른 경찰(경찰 일 보다 훨 순하게 생겼다)이 종이를 채간다. 
"잘 가쇼" "네"

차질 생진 계획을 만회하려 무리하게 달리지는 않는다.  뭐 그러려니 한다.  시애틀을 지나고, 타코마로 향하다, 씨텍(seatac)근처에서 길을 놓친다.  이상한 날이구먼.  뭐 그러려니 한다.  씨애틀이 크고 여성스런 도시라면 포트랜드는 작고 이쁜 도시다.  건축이 미래적이고 쿨하다.  예전에 왔을 때는 도시를 횡단하지 않고 다운 타운만 돌아다니다 가서 큰 그림은 못 봤었구만.  다시 유진(eugene)으로 들어가 올라갈 때 묵었던 곳을 숙소로 삼는다.  김치찌개가 먹고 싶어서 서울카페라고 쓰여진 곳에 간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내부수리중으로 오늘 하루 문 안연다네.  멕시코 레스토랑으로 발을 돌렸다.  생선 타코가 싸고 좋다.  할라피뇨(매운 고추 피클)와 당근을 같이 절인 이름모르는 샐러드(?)를 공짜로 먹는다.  괜찮다.

유진에서 어둠을 피하고 또 한번 일찍 일어나 5번으로 올라선다.  500마일 조금 약하게 달리면 샌프란시스코를 지나서 댈리시티의 집이다.  유진, 오레곤에서 레딩, 캘리포니아까지 5번도로는 산위에 깔려있다.  운전 재밌고 기름 팍팍 날아간다.  그리고 운전 내내 샤스타 산이 멋지다.  




  

노부네 작업실

것들 2007. 6. 16. 14:23 posted by 긴정한

서터 스트리트(sutter st)와 부쉬 스트리트(bush st) 사이를 달리는 포크 스트리트(polk st, 샌프란시스코에서 가장 유별난 길들 중 하나다)의 한 남루한 빌딩에 사는 친구를 오전 10시에 만난다.  그도 화가다.

그 빌딩의 관리인은 중국 할아버지가 되가는 아저씨인데 "한(han)"이라고 불린다.  나도 "한(han)"이라고 불린다.  워낙이 많은 이름들이 공유되는 이곳 미국사회, 예를 들자면 수많은 크리스, 브라이언, 사라, 죠세핀, 크리스탈, 등 등, 내 이름과 겹쳐지는 사람들은 지금까지 두 명 만났다.  한 명은 이미 언급했고, 다른 한 명은 예전에 종종 가던 식당의 누군가이다.  식당 간판에 "한의 식당"이라고 커다란 글자가 소리를 지르고 있었다.  관리인 중국 아저씨는 본인이 중국인이지만 한국과 일본 사람들에게 방을 세내 주는 걸 좋아한다.  중국 사람들이 방값을 잘 안내거나 늦게 내서 그런 것 같다는 친구의 말. 

친구는 2주 여행을 마치고 어제(6월 14일 2007년) 돌아왔던다.  서울의 신촌에서 한 주, 대만의 또 다른 친구 아파트에서 한 주. 

서울의 공기가 굉장히 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 데 이 친구의 말을 들으니 '좋아졌나?' 싶다.  서울 공기가 끈적거렸지만 별로 나쁘지 않았단다.  오히려 대만의 날씨가 힘들었다네.  신촌에 바글거리는 수많은 젊은 남녀들을 보고 인상이 깊었고, 남대문이 서울의 문이라고 생각하고, 시청에서 멍멍이탕을 먹었다고 싱글거린다.  맛이 괜찮았다고 하면서 스위스 사람이 강아지를 그려놓고 그 밑에 "맛있다"라고 적어논 쪽지를 그 식당에서 재밌게 봤단다.  그러면서 덕수궁, 청계천, 신촌의 밤 거리 사진들을 본다.  가장 가슴에 와 닿는 사진은 삼겹살이 놓여진 불판을 담은 것.  침이 돌았따.  그래서 아침 먹었냐고 물었더니 나가잔다.

재미있고 시간가는 걸 잊게 해주는 미국 최고의 대규모 컬렉션 아시안 아트 뮤지엄(http://www.asianart.org/)에서 테츠카 오사무의 만화를 주제로 하는 전시가 있다는 걸 알게 된 건 이 친구 작업실로 가는 길에서 이다.  아톰, 사파이어 왕자의 커다란 눈망울이 기억 저 깊은 곳에 다른 기억들과 엉켜져 늙어지고 늘어진 내 속에서와 달리 포스터의 그것들은 아직도 주름하나 없이 탱탱하게 오색찬란하다.  '재미있겠다.  꼭 와서 봐야지'하고 지나친다.

타이 레스토랑에 들어갔다.  웨이터는 중국 액센트를 흘린다.  카라말리(오징어 튀김)와 빨간 카레를 시켜 먹는다.  녹색 카레며 또 다른 색 카레도 있따.  "파프리카 구했어." 했더니 이 친구 눈이 휘둥그래진다.  구해서 기분이 좋으면서도 그렇지 않은 게, 뉴욕하고 엘에이에서는 오월에 벌써 개봉되었는 데, 샌프란은 개봉이 언제될 지 어디서 될 지도 모른다.  큰 스크린에서 빨리 보고 싶은게 욕심인데 어째 영 그렇다. 

집에 와서 파프리카를 봤다.  괜찮다.






to build a rich world system

2007. 6. 11. 06:19

보호되어 있는 글입니다.
내용을 보시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