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와 현재의 대화

그림들/sf 중앙일보 2007. 5. 14. 16:03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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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hong Biao
W
hat a Great Country: You Can Do Anything

2006

oil on canvas
78 x 59 in.



지난 동안 세계 경제의 키워드로 중국이 급부상했다.  중국을 통해 무언가를 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고, 당연히 중국을 이해하고자 하는 모습들이 여기저기에서 나타난다.  한가지 모습이 중국 예술에 대한 관심과 이해이다.  예가 올해 3, 소더비(Sotheby) 뉴욕 경매에서 거래된 중국 화가 시아오강(Zhang Xiaogang) 동지(Three Comrades)이다.  거래 가격 2 10 . 

              연초에 서울에 다녀왔다.  조각가 친구와 인사동의 갤러리에 들러 관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 중국에서 작품 생활을 하고 있다는 화가 부부가 문을 열고 들어온다.  중국 그림 시장이 뜨겁게 달구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는 부부의 눈은 핑크색 미래를 바라보고 있다.  더불어 갤러리 관장도 서양 예술 수집가들이 중국을 바라볼 한국에도 눈길을 던진다며 장단을 맞춘다.  뉴욕에서 공부를 하고 돌아왔다는 관장의 아들이 싱글벙글하며 미국 잡지를 펼친다.  잡지 페이지에 자신의 친구 그림이 담겨 있단다. 

              샌프란시스코의 기어리 (456 Geary St) 자리잡고 있는 프레이 노리스 갤러리(Frey Norris Gallery)에서 6 13일까지 중국 화가 바이오(Zhong Biao) 그림들이 “America Debut”라는 전시 제목으로 벽에 걸린다.  갤러리는 한껏 시대의 흐름에 발을 맞추며 중국, 한국, 일본 아시아의 작가들을 주목한다. 

              바이오의 그림들에서 많이 보여지는 모습들; 짧은 치마를 입고 유혹적인 자세로 그림을 보는 사람과 눈을 맞추는 중국 여자, 일상적인 자세와 표정으로 늘어서 있는 중국 사람들(한국 사람들과 흡사하다), 오래된 중국 건축물(사찰, .  한국의 그것들과 비슷하다), 자본주의적인 서양 일상 용품들(아파트, 담배, 침대, .  이것들은 지구촌 어디에서나 같다.), 그리고 중국 군사 문화 상징들(병사, 미사일, 헬리콥터.  일부는 한국, 일부는 북한의 그것들 같다).  어렵지 않게 모습들 사이에서 갈등이 읽혀진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 혹은 그림에 힘이 되는 부분은, 마치 퀴즈가 답에 대한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것처럼, 갈등들이 함께 어울려 일상적인 담담함으로 그림을 만든다는 것이다. 

              작가의 (); “우리가 인생에서 보거나 경험하는 모든 것을 이해할 없는 것처럼 그림의 모든 것을 이해할 필요는 없다.”   

              데자뷔(deja vu)처럼, 섬뜩하게 어디서 많이 들어본 줄이 글에 삽입된 그림의 제목이다; 위대한 나라: 너는 뭐든 있다.  그리고 80년대 한국 최고의 응원가 ! 대한 미국.  경제성장과 사회질서를 외치며 인권을 등한시하던 군부 정권과 민주화 운동의 갈등이, 88올림픽을 전후로 쏟아지던 세계의 시선을 배경으로, 격동하던 시절, 텔레비전과 라디오에서 끊임없이 밀려나오던 노래.  10 년이 지난 지금, 노래와 중국 화가의 그림 제목이 겹쳐진다.  더불어 날카로운 농담처럼, 누가 던지는 것인지는 모르지만, 2008 하계 올림픽이 중국에서 열린다. 

              중국의 경제 붐과 그로 인한 중국인들의 급격한 생활 변화는 80년대 한국의 모습과 닮았다.  20년이 지난 지금 최고의 응원가로 행세하던 노래가 2002 월드컵 이후 필승 코리아 짝짝 자리를 넘기고, 2007 서울이 가지고 있는 세계 최고들 슬픈 가지는 40 남성 사망률과 물가이다. 

              한국 사회 변화의 10년을 뒤돌아보며 미래 중국 사회의 20 변화를 상상해 본다, 과거와 현재의 대화가 역사라는 (E.H. Carr) 주장에 힘을 입어서. 20 중국 어느 화가의 그림 제목에서 필승 중국 짝짝 만나게 될까?


 

May 13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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