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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모델들

그림들/sf 중앙일보 2007. 1. 31. 07:35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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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한, 트래이시, 스케치북에 목탄.




 

시간 강사로 들락거리는 대학 교직원 라운지에는 신세가 비슷한 시간강사 화가들이 바글거리고, 옆으로 모델들이 바쁘다. 화가들도 여러 종류고 모델들도 독특한 이들이 있다. 샌프란시스코로, 전세계 각국에서 새로운 생활을 찾아온 사람들이 그들이다.

영국에서 건너온 크지 않은 체구에 나이가 들어 머리가 벗겨졌지만 씽씽 세계를 여행하며 인생을 즐기는 로이드. 그의 전설 같은 이야기. 10 전에 늑대를 끌고 샌프란시스코 시내를 돌아다니다가 신고로 출동한 경찰에게 압수 당했단다. 그의 이야기는 쉽게 늑대도 길들일 있다는 사람들이 믿는다는 조소로 마무리 된다. 믿거나 말거나.  

이탈리아에서 크라우디오는 이런 저런 행사에 기타를 치고, 편으로는 모델로 생활한다. 전에는 기타를 치는 모습을 그려달라는 주문을 했다. 친분이 있어서 저렴하게 그려주겠다 하니 좋아한다. 당장은 좋은 기타를 사서 돈이 모자라 조금 있다가 부탁을 하겠단다.

트래이시는 말랐다. 거식증. 처음 봤을 때에는 사람하고 부딪치면 큰일 나겠다 싶었다. 너무 말라서 세게 부딪치면 바스러질 같아서였다. 2월에 바니쉬 화인 아트 갤러리(Varnish fine art gallery, 77 Natoma St, San Francisco)에서 있었던 필자의 전시를 보고 축하해줬던 그녀. 항상 빨간 머리띠에 무릎까지 내려오는 코트를 입고 다닌다. 새로운 보는 것을 즐긴다. 많은 말들 대부분이 전시의 그림, 전시의 조각이다.

일전에는 갤러리 앵그림(Gallery Paule Anglim, 14 Geary St, San Francisco)에서 전시되고 있는 데보라 버터필드(Deborah Butterfield) 조각들을 봤냐고 물어온다. 실제 크기의 조각들은 미리 준비된 스케치나 작은 준비 조각 없이 나무들과 금속 조각들로 엮어져 있다. 즉흥적이고 우연한 구성들이 결연히 겹쳐져 말을 형상한다. 형상과 형상을 둘러싸고 있는 공간의 독창성이 충격적이다. 사조와 운동에 눈을 두지 않은 30년을 작업한 버터필드의 지명도는 높다. 작품들이 뉴욕 메트로폴리탄 뮤지엄(the Metropolitan Museum in New York) 시카고 아트 인스티튜트(the Art Institute of Chicago) 등에 소장되어 있다.

새로운 것을 이야기할 트래이시의 눈은 반짝거린다. 새로운 것을 보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된다. 그것은 열려있는 자아로 향한 신선한 호흡이다. 반복되는 생활 패턴의 그어진 사고방식에 틈을 열어준다. 시각적 충격으로 가슴 깊이 파고든다. 마무리는 보는 이의 취향에 따른다.

샌프란시스코 다운 타운에 있는 많은 갤러리들 현대 미술을 관람하고 싶다면 기어리(Geary St) 마켓(Market St)에서 시작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근처에서 품을 시작해서 기어리(Geary St) 따라 유니온 스퀘어(Union square)쪽으로 걸어본다. 갤러리 간판들이 많다. 갤러리들 중의 곳에서라도 새로운 시각적 충격을 느낀다면 성공적이다. 충격 이후 그에 대한 반사가 뒤따른다. 관객은 충격에 마음을 실을 것인가 문을 닫을 것인가를 결정한다. 취향에 맞지 않는다면 3초를 머물지 않는다. 충격의 맛이 달면 작품 앞에 주저 앉아 감상에 침전한다.


http://www.gallerypauleanglim.com/index.html


2006년 5월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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