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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그림들/sf 중앙일보 2007. 12. 25. 11:27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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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너(Turner, Joseph Mallord William) 놀함 성 일출(Norham Castle, Sunrise) c. 1835-40 Oil on canvas 35 3/4 x 48 in. (78 x 122 cm) Clore Gallery for the Turner Collection, London



이런 저런 이유로 크리스마스 바로 전주에 이사를 하게 되었다.  전화 번호를 바꾸기 위해 전화 회사 직원과 통화를 한다.  저쪽 끝에서 남자 직원이 휴대 전화번호가 동안 같네요. 축하 드립니다.” 한다.  그게 무슨 말인지 궁금해서 무슨 뜻이냐고 물어봤더니, 지난 동안이 순탄해서 휴대 전화번호를 바꾸고 지냈으니 축하할 만한 일이란다.  .  사람과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전화번호를 받은 수화기를 내려놓는다.  처음 듣는 싱거운 말이다 싶었는데 때문에 지난 년을 떠올렸다.

              가을 학기가 끝나는 마지막 주에는 깜짝 파티가 있었다.  학교를 은퇴하는 교수들이 있어서였다.  선생은 별다른 직급 없는 평범한 교수였고 다른 명은 대학원 디렉터였다.  사람 모두 서로를 알고 있고, 사람 모두 같은 대학을 나와 비슷한 시기에 뉴욕에서 그림을 그리다가, 샌프란시스코의 대학교에서 강의를 10 넘게 지속해 왔다. 

              보통 교수를 위한 깜짝 파티는 교직원실 안에서 벌어졌다.  스무 내외의 동료들이 모여 천장에 풍선들을 달고, 사람의 이름을 크게 써서 벽에 붙이고, 자그마한 선물을 준비했다.  떠나가는 사람이 방에 들어와 상황을 파악하고, 눈이 커지고, 여러 가지 감정이 섞인 미소를 얼굴에 담는다.  감정이 사라지기 전에 동료들이 그의 손을 번씩 잡아보고 혹은 그를 안아보고, 사람의 마음을 들어보고 주문 배달된 피자를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그러던 옆자리의 동료가 마디 물어온다.  당신 은퇴할 때가 상상이 ?”

              디렉터로 일했던 교수가 은퇴하는 깜짝 파티는 규모가 컸다.  장소는 학교 갤러리, 음식은 외부 케이터링 서비스 업체가 제공했다.  인사를 하기 위해 모인 사람들도 동료들, 학교 직원들, 학생들 가지 각색으로 다양하다.  자리는 캐주얼하다.  딱히 식순이랄 것도 없지만 중요하고 인상적인 부분은, 은퇴하는 교수는 쪽에서 차례를 기다려 마이크를 잡는 사람들을 바라보고 있고, 마이크를 잡은 사람들은 떠나가는 나이 많은 교수를 바라보며 지난 추억을 떠올리고, 감사하고, 은퇴를 축하한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마이크 앞으로 다가가고, 사람들이 가지 각색이니 그들의 이야기도 여러 가지 색으로 칠해진다; 농담으로 일관하는 사람, 울음을 참지 못하고 사람, 지난 추억을 사진을 바라보는 것처럼 하나 들춰내는 사람.  많은 이야기들의 마침표는 은퇴하는 교수의 화답으로 장식된다.   동안 많은 화가들, 선생들 그리고 학생들을 만났고,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이 있을 있다.  모두에게 고맙다

              교수들의 깜짝 파티가 벌어지던 주에 한국에서는 대통령 선거가 있었다.  평소에 따로 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지를 따라갈 시간이 없고, 무슨 일이 일어나는 지를 따라가봐도 소식들이 현실이 아니니, 실감이 나지 않는 이곳에서도 대통령 선거는 귀를 현혹하는 뉴스들 하나다, 항상 정치인들은 마찬가지지 하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있어도 말이다.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으며 요란하게 시작되는 대통령의 임기, 끝도 노교수들이 은퇴할 때처럼 많은 사람들의 감사 인사와 축하를 받으며 마무리 된다면 괜찮겠다.  그리고 지난 해들처럼 내년에도 휴대 전화번호를 계속 간직할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2007년 12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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