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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

그림들/sf 중앙일보 2008.10.13 14:43 posted by 긴정한

2nd and Tehama St., 28 x 58inches, acrylic and oil on linen


1992
년도에 서울 충정로에 있는 신문사 문을 끌어당겨 열며 출근을 하던 , 16 2008 10월에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그림을 그리면서 살고 있으리라고는 상상도 하지 않았다.  그나마 약간의 미래에 대해 추측한 것이 있다면 친한 친구들하고 마시던 술의 양은 점점 줄어들고, 직장 사람들과 마실 술은 늘어나겠군 하던 정도. 

              일년이 지난 광화문에 있는 신문사로 아는 선배의 소개를 통해 이직을 하고, 본격적으로 술으로 향하는 여행이 시작되었다.  새로운 직장은 조간 신문사였다.  그래서 신문 마감이 오후 5 30.  출근 시간은 9 30 근처였다(당시 석간 신문사의 마감시간은 12 였다. 그래서 출근 시간이 조간 신문사보다 빠른 8 정도 였다.).  출근을 하면 처음 하는 일이 다른 신문사들의 신문을 보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경쟁사의 상품들을 체크하는 일이었다.  일이 없어서 신문 신문을 구석 구석 읽는 사람들이 있고, 직업으로 받으면서 신문을 꼼꼼히 읽어야 되는 사람들도 있다는 것에 익숙해 지던 시절이다. 

              그렇게 오전 시간을 보내고 12 정도(12 정각 아니고, 항상 무렵에 누군가가 사무실로 들어오면서 혹은 사무실에서 일어나면서 먹으러 갑시다하는 것이 신호였다) 사무실을 벗어났다.  그렇게 일주일에 많으면 오일, 적으면 삼일은 반주와 함께 점심을 먹었다.  그렇게 8 동안 술을 했다.  8 동안 저녁에 마신 술까지 생각해보면 생각만으로 흐뭇하게 취기가 올라서 얼굴이 벌게 진다. 

              그런 시절에 간부 사원들 몇은 빠짐없이 좋은 시절은 지나갔어.”하는 말을 하면서 7~80 대의 신문사 문화를 그리워하곤 했다.  7~80년대에는 점심 시간에 수원이나 인천까지 가서 점심을 먹고 왔다네 혹은 신문사 차를 타고 지방을 다니면 사람들이 박수치고 환호했다네 하는 류의 이야기였다. 

              그렇게 십대를 보내다 아홉 수에 걸려서인지 영삼 정권 아래서 IMF 맞닥뜨리게 되었다.  아홉 수에는 조심해야 한다는 어머님의 말씀이 흘러갔다가 다시 귀로 들어오는 순간이었다.  억울하다고 생각이 들었던 이유는, 나는 직장 생활 하면서 매일같이 직장 사람들과 많이 마시고(좋아서 혹은 싫으면서도), 세금 꼬박 꼬박 상납했는데(피할 수가 없었으니) 어째 위에 있는 정부가 경영을 잘못해서 나를 피곤하게 만드는 가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그리고 간부들의 좋은 시절 이야기는 빈도 수가 늘어났었다.

              이제 사십이 되는 2008년에 그림을 그리다 말고, 다시 아홉 수를 생각한다.  이유는 10 전과 비슷하다.  어째 미국 정부는 국민들 등을 쳐서 기업들을 살려야 하는 입장에 서게 것일까? 

              그나마 다행인 것은 1997년과 아홉 수를 넘어본 경험이 있다는 .  그리고 최소한 지금은 마시기 싫은 술을 별로 반갑지 않은 얼굴과 함께 어정쩡하게 마셔야 되는 일은 없다는 .

 

2008/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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