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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2.20 현실은 예술을 모방한다. 특히 달리 그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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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 잔상(The Presistence of Memory),  살바도르 달리.


지난 주에 그룹전시가 있는 텍사스(Texas) 주의 안토니오(San Antonio) 시에 다녀왔다.  여행은 전부터 계획하고 있었다.  그래서 비행기 왕복 비행기 표도 오래 전에 인터넷을 이용해서 구입해둔 차였다. 

              이른 아침 바트(Bart) 타고 도착한 공항에는 잠이 모자란 얼굴을 사람들이 줄에 엮인 굴비처럼 바짝 말라서 주욱 늘어서 있었다.  언젠가부터 시간 일찍 공항에 나가 느긋하게 체크인 하고 검색대를 걸쳐 게이트로 향하던 버릇은 사라졌고, 비행기를 때마다 줄에 끼여 초조하게 체크인을 기다리는 자신을 발견한다.  번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급한 마음은 기다리는 시간을 줄줄 늘어뜨린다.  가까스로 차례가 전자 티켓 코이스크(Koisk) 다가서 크레딧 카드를 문지르고 모니터와 이야기를 손가락으로 시작한다.  이름, 목적지를 물어오는 모니터.  열심히 손가락으로 모니터를 납득시켰지만, 모니터는 시종일관 표정을 바꾸지 않고 정보를 찾을 없다고 글을 써왔다. 

              항공사 직원을 찾아 상황을 이야기했다.  시간에 쫓겨가며 보딩 패스(Boarding pass) 찾으려는 사람들이 나만은 아닌 지라 직원은 잠시 얼굴을 쳐다보고 기다리라고 이야기하곤 다른 사람의 수속을 계속해서 돕는다.  이때쯤 등뒤로 길어진 줄에 묶여진 사람들 시선의 무게가 뒤통수에 실려진다. 

              가까스로 프린트된 보딩 패스를 받아 검색대로 다가섰다.  비행기는 10 후부터 사람들을 태우기 시작할 참이다.  운이 없이 검색 직원에게 단속 대상으로 지목되면 비행기를 놓칠 수도 있다.   길을 향하는 갤러리에서 받은 데모(demonstration) 요청 때문에 가방에 집어넣은 얇은 플라스틱 상자 모양의 오일 페인팅 팔레트(Palette) 머리로 떠오른다.  상자 안전 유리 위에 까칠하게 마른 오일 페인트들이 수상하게 보면 수상해 보일 같다.  앞의 검색 대원을 쳐다 봤다.  눈이 마주쳤다.

              가방과 함께 켠으로 밀려져, 철저히 검색 당했다.  팔레트며 마른 오일 페인트들을 꼬치꼬치 캐물어 오던 높은 검색 대원의 얼굴은 시간에 쫓기느라고 기억도 나지 않는다.  급하게 우겨 넣은 팔레트며 옷들이 뒤엉켜져 가방은 배가 불룩해졌고, 옆으로 커다란 게이트 숫자들이 뒤로 빠르게 흘러간다. 달렸다.  이상하게 왼쪽 손가락이 가볍게 느껴진다.  결혼 반지가 없다.  방향을 바꿔 달렸다.  벽에 붙은 시계가 달리(Salvador Dali) 길게 늘어진 시계처럼 보인다.

              삐질 거리며 줄기차게 솟아나는 이마의 .  흥분을 가라앉히며 항공사 여직원을 바라보았다.  여직원은 딱하다는 듯한 표정을 지워준다.  잘라진 표를 넘겨준다.  탑승했다.  옆에 앉은 아주머니가 땀을 흘리는 모습을 바라보며 피식 웃음을 지으신다.

              힘들게 도착한 경유 공항 피닉스(Phoenix)에서 안토니오로 향하는 비행기가 출발하는 게이트에 앉아 결혼 반지를 바라보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항공사 여직원이 방송을 시작할 .  비행기에 기계적 결함이 생겨 출발 시간을 늦춘단다.  시간이 지난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다시 마이크를 잡은 여직원은 곤란하다는 표정을 가득 담은 얼굴로 비행이 취소되었다고 이야기한다.  다시 시간 정도가 지나고 급하게 달려온 남자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더니 이번에는 남자 직원이 책상 앞에 모여있는 사람들에게 오늘은 안토니오로 가는 비행기를 구할 수가 없으니 오스틴으로 가는 비행기를 타라고 사람들을 종용한다.  다시 달리의 시간이 펼쳐진다.


2007년 2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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