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광설

그림들/sf 중앙일보 2008. 4. 29. 14:03 posted by 긴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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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nd and Natoma Street, 김정한, 8 x 5 2/3 feet, multimedia, 2008

 

처는 내가 현실과 거리가 있는 그림에 대한 이런 저런 장광설을 늘어놓을 마다, 고개를 들어 눈을 맞추면서 빙긋 웃고는  오랜만이네하고 다른 일을 시작하거나 하던 일을 계속한다.  그리고 나는 처가 다른 일을 해도 열심히 이야기를 늘어 놓는다.    

              그림만 그려서 먹고 사는 생활을 있을 ?’하는 질문을 확신이 없는 초보자들이 그러듯이, 의심스럽게 되뇌었을 때는 대학원을 졸업하기 학기 전이었다.  대학원을 다니는 동안은 그런 걱정을 필요도 없었던 것이 유학 오기 전에 8 동안 다니던 회사에서 저축했던 돈으로 생활을 유지했기 때문이다.  대학원을 졸업하기 전에 결혼을 했고, 졸업하기 학기 전에야 다른 모든 가장들이 그렇듯이 집으로 가져와야 하는 빵에 대한 고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리고 위에 그림과 유학 생활을 벗어난 미국 생활에서의 신분에 대한 고민이 곁들여 졌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4년이 지난 지금 학교에서 마련해 주었던 작업실보다, 운도 좋게, 크고 자연광이 들어오는 작업실에서 미국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신분에 대한 걱정 없이 아직도 붓을 잡고 있는 자신을 발견한다.  대학원을 졸업하기 전에 전업 작가가 되겠다는 결심을 굳혔을 가장 질문은 사실 생계가 유지될까하는 질문이 아니었다.  그림을 그리면서 생활을 꾸려가는 사람들을 찾아가 만나고, 이야기해보고 여서였다.  오히려 아무에게 말도 못하면서 번이나 낮게 중얼거렸던 것은 그림을 그리는 지겨워지면 어떻게 하나?’하는 질문이었다. 

              그림을 그리면서 여기저기 발품을 팔아 시간강사 자리를 얻게 되었다.

대학에서 시간 강사를 한다는 것은 괜찮은 일이다.  특히 인체 드로잉을 가르치는 수업을 강의하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학생들과 같이 모델을 공유할 있어서다.  덕분에 작업실에서 따로 모델을 고용하거나 필요가 없다. 

              학생들 중에는 재능이 있는 이들이 많다.  어떤 클래스에서는 놀랍게도 재능이 없는 사람을 찾기가 힘들 지경이다.  그런데 많은 재능 있는 학생들 꾸준히 좋은 작품을 만들어내는 이는 드물다.  대다수 학생들이 멋지게 작품들을 뽑아낸다.  하지만 모든 그림들을 일정 수준 이상으로 만들어내는 학생을 만나기는 어렵다.  사실 이런 모습은 많은 전업 작가들의 작품에서도 보여진다.  이런 모습은 가지를 꾸준하게 좋아할 있는 능력의 결여 때문이다.  신기하게도 가지를 꾸준히 좋아하면, 한가지의 대한 시선이 지속적으로 바뀌는 것을 보게 된다.  처음에는 보이지 않던 것이 보이고, 처음에는 깨닫지 못하던 것을 깨닫게 된다.  많은 화가들이 이런 현상을 눈을 뜬다라고 이야기한다. 

              딴청을 부리고 있는 처를 바라보면서, 그녀가 마치 집중해서 이야기를 듣고 있는 것처럼 계속해서 이야기를 한다.  요새 나는 말로 표현되기 이전의 사물들을 그림에 담으려고 노력해.  사람들은 말에 현혹되고, 말들 속에서 일어나고 있는 관계들에 얽혀서 살고 있는 , 사실 그것들은 모두 때문에 생기는 거야. 말이 없었다면 그런 관계들은 성립되지도 않았겠고, 필요하지도 않았을 꺼야.  예를 들어서, 말을 못하는 아기를 바라보면 뭔가 다른 것이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되지.  그건 아기가 세상과 말로 연결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야.  그래서 어른들과 다른 무언가를 가지고 있는 거지.  그리고 많은 경우에 그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인간적, 언어적, 사회적인 것과 다른 무엇이지.  그래서 나는 그런 그리고 있어.  이전의 사물들의 정체.  어떻게 생각해?”  


2008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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